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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개최되었으나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도자흙으로 얼굴을 만들고 있는 모습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개최되었으나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도자흙으로 얼굴을 만들고 있는 모습 ⓒ 김지숙
해마다 연말이면 사회 곳곳에서 장애인을 위한 행사를 치르느라 분주해지고, 언론에는 기업들의 기부 소식과 연예인들의 자선 공연 소식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연말에만 집중된 행사와 후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성탄절 이틀 전인 23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국회 연구모임 '장애아이, We Can' 주최로 장애 아이들을 위한 '산타의 작은 선물' 행사가 개최되었으나 행사가 아이들에게 맞춰 있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날 열린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것으로 식전행사에서는 도자흙 빚어 얼굴 만들기, 산타와 사진촬영,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함께하는 시각 장애 체험 행사가 진행되었다. 식전 행사에서 만든 얼굴은 내년 가을경 설치 예정인 국회 장애아이 놀이터를 장식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어 본 행사에서는 우수학생 표창 및 장학금 수여, 장애학생을 잘 도운 비장애학생에게 주는 굿프렌드 상, 장한어머니상, 공로패 시상식이 있었으며, 성악가 김동규씨, 가수 SS501, 아이비의 공연과 마술 및 저글링 공연 등이 진행됐다.

"행사의 취지는 좋으나 아쉬움 남는다"

이날 행사는 평소 문화공간을 찾아갈 기회를 갖지 못하는 장애 아동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어우러지는 크리스마스 축제에 초대해, 더불어 사는 이웃의 따스한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취지로 개최되었지만, 정작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오늘의 자리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날 행사는 아이들을 위한 행사였으나 의원들이 맨 앞 귀빈석에 앉았으며 취재진 역시 귀빈석에 몰려있다.
이날 행사는 아이들을 위한 행사였으나 의원들이 맨 앞 귀빈석에 앉았으며 취재진 역시 귀빈석에 몰려있다. ⓒ 김지숙
행사가 시작되기 전 취재차 온 기자들은 산타 모자를 쓰고 공연장의 맨 앞자리에 위치한 귀빈석에 앉은 국회의원들을 촬영하기에 바빴으며,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도자흙 빚기 등의 행사는 30분도 채 안돼 마무리되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국육영학교 정훈영 교사는 "행사의 취지나 근본적인 의도는 좋으나 장애아이를 위한 행사가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며 "행사를 취재하러 온 기자들도 이날 귀빈으로 참석한 의원들만 촬영하고 가 아이들을 위한 행사인지 의원활동을 위한 행사인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 교사는 또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는 행사에 익숙지 않은데 이날 행사는 대부분 아이들이 앉아서 지켜보는 행사였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이런 행사가 아이들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이어 정 교사는 "겨울만 되면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기관들이 장애인을 위한 행사를 하는데 이것은 자신의 활동만을 알리려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며 "이렇게 주객이 전도된 거대한 행사보다 차라리 아이들과 손잡고 산책 한 번 하는 행사가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장애인인터넷신문 www.w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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