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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기 (주)길인세상 대표는 금강산 관광 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닌 통일사업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남북협력기금의 지원을 요구했다
최민기 (주)길인세상 대표는 금강산 관광 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닌 통일사업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남북협력기금의 지원을 요구했다 ⓒ 석희열
"금강산 관광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21세기 유일 분단국가인 남북을 이어주는 통일교량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통일의 씨앗이 싹트고 있고, 북쪽에서도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금강산 관광 전문 회사인 (주)길인세상의 최민기(41) 대표는 "1년에 적어도 10만명의 청소년들이 금강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 스스로 분단체험 학습을 통해 통일의 씨앗이 되게 하자는 뜻에서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니라 통일사업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초중고생 및 대학생들의 금강산 방문이 지금의 두배 세배 늘어나야 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당위라고 생각해요. 청소년들의 금강산 체험학습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이 되살아나야 합니다. 통일세대의 방북체험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청소년들이 7, 8만원으로 금강산을 여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봅니다."

올들어 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 수는 어림잡아 30만명. 이 가운데 대학생과 초중고생은 6만명 정도. 정부는 청소년들의 통일의식 함양을 위해 2003년 북핵문제로 중단된 금강산 체험연수 프로그램을 이달 말부터 내년 3월까지 교사와 학생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남북협력기금 49억8000만원이 지원될 것으로 보여 청소년들의 방북체험 프로그램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 대표가 금강산 관광사업에 손을 댄 것은 올 초 지우다우의 관광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부터다. 3월에는 아예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독자적으로 사무실을 마련하고 회사를 설립하여 대북 관광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6월 금강산 당일 시범관광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가 14년간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대북 관광사업에 올인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통일의 당위성 때문.

"작년 6월 15일 시범관광 때 지우다우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 금강산엘 가게 되었죠. 비무장지대를 달리던 버스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녘 땅에 들어서자 갑자기 멈춰서는 거예요. 무장한 인민군 2명이 차에 올라타더니 검문을 하는데 정말 살벌하더라고요. 그런데 이튿날 구룡연에 오르면서 그곳 안내원들과 얘기해보니까 참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동포, 민족, 통일 뭐 이런 단어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더라고요."

(주)길인세상 사무실 모습. 대부분 학창시절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12명의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 사업을 기획하고 틀을 짠다
(주)길인세상 사무실 모습. 대부분 학창시절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12명의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 사업을 기획하고 틀을 짠다 ⓒ 석희열
대북사업의 특성상 수익모델 창출이 쉽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주)길인세상은 사업 초기부터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수익사업 개척에 집중했다. 결과는 실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화를 충전하여 달러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관광카드 사업이 이달 초 문을 열었고, 케이터링 사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시작한 것. 당연히 매출 규모도 내년에는 올해의 20%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성과 백두산 관광이 열리면 사업 영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개성관광 활성화에 대비하여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일일 현장학습 및 테마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사업계획을 짜놓고 있다. "우리역사 바로 알기 차원에서 청소년들에게 교과서 속의 역사, 문화, 사회 등의 사실들에 대한 현장학습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내년 2월께 착공예정인 1만5000평 규모의 지우다우 금강산 통일수련원 건립을 위한 자금 조달과 투자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통일수련원이 완공되면 운영을 맡겠다는 계획.

"자꾸 만나다 보면 북도 유연해지고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들도 하나 둘 허물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마음으로 통일을 이루면 물리적인 장벽은 의미가 없다고 봐요.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느끼지 못하는 뭔가를 그들은 느끼고 있는 것 같거든요."

최민기 대표는 이른바 운동권 출신이 아니다. 그런 그가 수익이 나지도 않는 대북 관광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통일에 대한 염원을 실천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죠. 통일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꼭 운동권들만의 특권은 아니잖아요." 그는 또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을 이어주는 통일열차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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