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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이었던 만큼 논문조작 파문의 충격파 역시 세계적이다. 지난주 영어판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에 오른 황우석 박사 관련 기사에는 전 세계의 네티즌들이 수십여 개의 댓글을 달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케빈'이란 아이디의 독자는 "과학계의 국제적 스타에서 최악의 사기꾼으로 전락한 황우석 박사의 영욕은 현대 과학사에 있어 유례가 없는 믿기지 않는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에 충격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세계과학계에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하고 "황우석 박사가 정부, 국민, 언론 모두로부터 혁신적인 업적을 남겨야 한다는 엄청난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다 결국 영혼을 팔게 된 것"이라며 원인을 분석했다.

'다 빈치'라는 독자는 논문을 출판하지 못하면 결국 매장되고 마는 과학계의 극심한 경쟁풍토가 이 같은 사건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허름한 연구실에서 수십 년간 머물며 여유롭게 관심분야에 정진할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살벌한 경쟁에 시달리는 요즘의 과학자들은 2년에 한번 꼴로 고용계약을 맺으며 고용이 갱신되기 위해서는 주요 과학저널에 논문을 출판하거나 특허를 출원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며 연구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동료검증체제(Peer Review)'가 지닌 허점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동료검증체제는 허울에 불과하고 과학계의 고위직에 얼마나 명성을 지닌 친구들을 많이 두고 있느냐가 논문채택여부를 결정짓는다"며 "이 친교그룹에 소속되어 있으면 논문채택이 훨씬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비꼬았다.

'찰스'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독자는 황우석 박사가 섀튼 박사에게 2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 돈이 섀튼 박사의 명성을 이용해 논문의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 지불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며 "이제 아시아도 <사이언스>와 맞먹는 그들 만의 과학저널을 창간할 때가 됐다"고 충고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원인이 단순히 황우석 박사가 아니라 세계의 인정에 목마른 한국인 일반의 정서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마이크'라는 아이디의 독자는 민족주의적이며 공격적인 한국인의 정서를 지적하고 "그간 뚜렷하게 내세울 업적이 없었던 한국이 세계의 인정에 목말라 있었다"고 평가하고 "이것이 바로 이번 논문조작사건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스타를 추종하는 대중의 정서를 질타하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가 '마틴'인 독자는 "한국인들은 이번 사건으로 맹목적인 찬양과 지지가 과학계에 '록 스타' 마인드를 만들어낸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런 분위기가 연구성과에 대한 압력과 결합하면서 이번 사건을 촉발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실용과학의 경우 스타과학자보다는 개별 연구원의 노력으로 최상의 성과를 이루어낸다"고 지적하고 "연구원들은 홀로 영웅대접을 기대하기보다 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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