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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으로 투병하던 모창가수 배오(본명 윤동식)씨가 결국 숨을 거두었다.
배호의 창법 연구에 몰두하며 경로위안잔치 등의 자원봉사에 앞장서던 그였다. 에덴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나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계속 배호 선생님의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던 그였다. 그러나 췌장암과 담낭암에서 암세포가 간과 위에까지 퍼져 간 것은 어쩔 수 없었던가.
그는 퇴원하여 황토방으로 몸을 옮겼다. 황토방에 불을 지피면 거기서 적외선이 나온다는 거였다. 민간요법이었다. 그러다가 배기모(배호를 기념하는 전국모임)의 올해 12월 14일 송년식 때 야윈 몸으로 송년식장에 나와 가수 박진도씨와 더불어 제2회 '오늘의 배호상'을 받았다. 이때 두 번째 성금모금함이 배오씨에게 전달되었고, 그는 한 번 더 요양원을 옮겼다. 그 이후 소식을 배기모 홈페이지에 알린 것은 가수 정현씨. 12월 23일의 일이었다.
'홍보가수 배오님께서 지난 두 차례에 걸친 성금 모금으로 그나마 조금씩 병세가 호전되는 듯하였는데, 금일 저와 통화를 할 때는 전화 통화도 겨우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하더군요. 음식은 전혀 먹을 수 없고 겨우 물만 조금씩 먹으며 민간요법에 희망을 걸고 있답니다. 두 차례의 모금 운동으로 요양원을 옮겼다고 합니다.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 뒤로 5일만인 12월 28일 새벽 2시 40분경에 배오씨는 수유리 병원에서 숨을 거둔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지만 믿음의 힘도 그의 생명을 살려주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던가. 30여 년간 배호 모창을 하며 배호 노래의 위대함을 알려온 무명가수 배오씨, 무보수로 음악 반주기를 싣고서 자신의 차량을 몰고 위안공연장에 나타나곤 하던 배호 모창가수 배오씨.
'배호 모창가수'라는 것을 긍지로 삼고 살아온 그는, 배호가 그랬던 것(29세에 요절)처럼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향년 49세). 그는 이제 천국에 가서 불세출의 천재 요절가수 배호를 만날 수 있겠지…. 그리고 배호 노래의 인기가 21세기에도 식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전해주겠지…. 배호부활운동과 배호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전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