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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하고 있는 박영자 전도사
창을 하고 있는 박영자 전도사 ⓒ 김재경
1월1일 오후2시 샘 안양병원의 예배 정경이다. 새해를 맞아 샘 병원 신민선 목사의 초청으로 춤추며 판소리로 복음을 전하는 박영자 전도사가 무대에 올랐다.

박 전도사가 "창을 불러도 예배고 민요를 불러도 예배고 부채춤을 춰도 예배입니다"라며 ‘사랑하는 주님 앞에’를 열창하자 고즈넉한 예배 분위기가 생동하기 시작했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나온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박 전도사의 요청으로 무료 공연에 동행한 김영순, 김명자 민속 가수의 꾀꼬리 같은 경기민요 (태평가/뱃노래)는 청중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는 박영자 전도사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는 박영자 전도사 ⓒ 김재경
오랜 병고로 어두웠던 얼굴에 생기가 돌며 웃음꽃이 활짝 피어난다. 흥에 겨워 박수로 화답하는 모습은 더 이상 고통스런 환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다시 무대에 오른 박 전도사는 "이번에 부르게 될 '하늘 신랑 땅에 신부'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춘향전 사랑가 곡에 성경 아가서를 계사한 것입니다. 경청하시고 은혜 받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포도원 밭에서 전도하는 신부야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네 눈은 비둘기 같고 네 볼은 석류 같고 네 입술은 앵두 같구나/ 내 사랑 내 신부야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저만큼 가거라 뒤태를 보자/ 방긋방긋 웃어라 입술을 보자/ 하늘신랑 땅에 신부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민속가수 김영순 김명자씨가 열창하고 있다.
민속가수 김영순 김명자씨가 열창하고 있다. ⓒ 김재경
무대를 휩쓸 듯 현란한 부채춤과 판소리는 병원교회를 흥겨운 공연장으로 탈바꿈 시켰다. 박 전도사는 "판소리로 성경말씀을 접목해서 부르는 것은 제가 최초일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판소리와 창으로 160여 회 외로운 노인들에게 무료 공연을 해 온 노인사역 전문전도사라고.

예배가 끝날 무렵, 남서울 평촌교회에서는 특송에 이어 간식을 준비해 외로운 환우들을 위로하는 훈훈한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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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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