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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초부터 복직 출근투쟁을 하고 있는 과기노조
신년초부터 복직 출근투쟁을 하고 있는 과기노조 ⓒ 김문창
노동조합운동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노조전임자가 부당하게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했다며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0년 12월 화학연구원으로부터 해고된 고영주(43)씨는 3일 오전 8시 화학연구원 앞에서 노조원들과 함께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출근투쟁을 벌였다. 고씨의 복직투쟁은 이날로 56주째를 맞고 있다.

고씨는 우리나라 최초로 산별노조로 출범한 전국과학기술노조 중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지난 2000년 10월 영국맨체스터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과기노조는 '투쟁중심의 노조활동을 넘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전문 정책을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노조 전임간부 중 1인을 유학보내기로 결정한 것.

하지만 화학연구원은 고씨가 회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유학을 떠났고, 노조전임자는 노동자의 근로조건개선을 위해 존재할 뿐 개인의 학위취득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해 12월 고씨를 해고했다.

이에 대해 과기노조는 "산별노조에서의 전문역량 강화는 한국노조운동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노조운동이 투쟁일변도에서 정책과 조직력을 갖추게 되면 오히려 노사관계에 안정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노사관계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차원에서 지원은 못해줄망정, 5년째 길거리로 내쫓는 것은 안정적 노사관계를 해치는 일"이라며 "정부차원에서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운복 과기노조 화학연구원지부장도 "지난해 5월말 부임한 신임원장이 취임식 전에 천막농성장을 찾아와 고씨에 대한 복직문제를 적극 노력하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정부권고안도 무시한 채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지부장은 또 "지난해 10월,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직원의 83%가 잘못된 해고라고 답변했다"며 "지금까지는 화학연구원지부에서 출근투쟁을 전개했지만, 이제부터는 과기노조차원으로 확대하고 투쟁의 수위를 높여 적극적인 복직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씨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3년 6개월 동안 공부한 후 과학기술정책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했으며, 지난 2005년 과기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돼 활동 중이다.

"연구성과 바탕으로 신자유주의 대안 마련할 것"
[인터뷰] 고영주 과기노조 위원장

- 영국에서 연구한 분야는 무엇이고 연구 논문은 어떤 내용인가?
"맨체스터 대학에서 과학기술혁신 정책학 박사학위 과정에 들어갔다. 한국과 영국 공공연구기관에 관한 과학기술 혁신정책 비교연구에 대해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논문을 제출, 2004년 9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도교수들은 정책분석을 위한 체계를 만들어 공공연구와 과학기술정책뿐만 아니라 사회변혁의 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해줬다."

- 논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소개한다면?
"한국과 영국의 공공연구기관의 역사, 예산, 정책은 물론 출연연구기관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연구의 질 문제, 개발독재와 국가전략사업으로 정부 관료지배 구조 등을 비교,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과학기술 정책의 목표, 전략, 지배구조, 예산구조, 운영체계 등을 분석하여 정책체계를 만들고 제도, 이해관계, 사회경제적 조건, 아이디어, 정치적 선호도 등의 정책요인에 따라 신자유주의 세계화, 제도차이, 권력집단의 이념적 선호도 등 15가지의 정책변수가 작용하는 것을 밝혀냈다. 따라서 요인과 변수의 상호관계를 통해서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에 대한 이론적 틀을 만들었다."

- 앞으로 주력할 일은?
"과학기술노조의 위원장으로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노조운동, 진보정치운동, 사회운동 등이 정책적ㆍ이론적으로 연결고리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과 과학기술 정책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싶다. 이와 함께 영국에서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성장위주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 진보적 대안과 경제정책, 사회복지, 사회공공성 강화, 생산성 발전을 연결시키는 이론적 정책을 무기로 활용하여 분배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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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지역에서 노동분야와 사회분야 취재를 10여년동안해왔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빠른소식을 전할수 있는게기가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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