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별꽃은 너무 작아서 손톱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별꽃은 너무 작아서 손톱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 조태용
그리고 나서는 "아무것도 안 되는 땅이구나" 생각하고 그냥 두었는데 어느 때부터 풀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아주 작은 꽃 한 송이가 피었습니다. 꽃 한 송이라고 표현하기도 너무 작은 꽃이었습니다. 너무 작아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가까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꽃이었습니다.

이 꽃의 이름은 별꽃입니다.

이름이 참 곱습니다.

'별꽃'.

꽃피는 시기는 5-6월이고 열매는 8-9월에 열립니다. 사무실 안에 있다 보니 계절을 착각한 듯합니다. 꽃이 지금 피었으니 이제 봄이 오면 열매가 열릴 것입니다. 어렸을 때는 식용도 가능합니다.

별꽃은 우리나라 어디서나 피고 지는 꽃입니다. 별꽃은 우리가 흔하게 잡초라고 하는 것들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사무실 화분에 핀 별꽃
사무실 화분에 핀 별꽃 ⓒ 조태용
별꽃이라는 이름은 꽃의 모양이 별을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작고 하얀 잎 10개가 피어 있는 모양이 꼭 별처럼 생겼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땅에 별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는 모양이 하늘에 별들을 닮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꽃피는 시기가 5월인 별꽃이 사무실 난방 때문에 철도 모르고 피어 "철없는 꽃"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철이 없다"라는 말은 농사절기를 모르는 사람을 보고 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태양의 변화를 알 수 있는 24절기는 음력이 달의 운동에 근거하여 만들어 계절의 변화를 결정하는 태양의 변화는 알기 어렵기 때문에 만든 것입니다. 태양의 변화를 알아야만 제때 파종을 하고 수확을 할 수 있습니다. 농경사회였던 과거에는 이 절기를 모르는 사람은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철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을 두고 절기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고 그 말이 지금의 "철이 없다"라는 말이 되었다고 합니다.

몸을 낮춰  땅을 가까이 하는 사람만 볼 수 있는 꽃이 바로 별꽃이다.
몸을 낮춰 땅을 가까이 하는 사람만 볼 수 있는 꽃이 바로 별꽃이다. ⓒ 조태용
그러니 제때인 5월에 피지 않고 1월에 피어버린 별꽃은 분명 철없는 꽃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별꽃이 철없는 꽃이 된 것은 별꽃의 잘못이 아닙니다. 잘못은 따뜻한 사무실에 있을 것입니다. 별꽃은 날이 따뜻하니까 싹을 틔운 것이고 꽃까지 앙증맞게 피워냈습니다.

요즘 우리가 먹는 과일이나 채소 중에 제철이 아닌 것들이 많습니다. 모두 자신의 절기가 아닌 때에 태어난 철없는 것들입니다. 식물은 철이 없기를 원하지 않지만 사람의 욕심이 인공의 자연으로 철이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철없는 과일과 채소들을 먹고 삽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주변엔 철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상이 온통 시끄러운 철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들뿐인 것을 보면 말입니다.

너무 작아서 손톱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작은 꽃.

몸을 낮춰 땅을 가까이 하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작은 꽃 '별꽃'.

따뜻한 5월이 오면 몸을 낮춰 땅에 뜨는 별 '별꽃'을 찾아보세요. 혹시 그 안에 철이 드는 비결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덧붙이는 글 | 자연과 사람 도시와 농촌이 만나는 자연을 닮은 사람들에 소개 되었습니다.
http://www.naturei.net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지리산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