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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그리고80>의 한 장면, 해롤드에게 꽃을 건네며
ⓒ 염종호
PMC프로덕션에서 기획한 ‘여배우 시리즈’ 마지막 편인 <19그리고80>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우림 청담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19그리고80>은 죽음을 꿈꾸는 19세 청년 헤롤드가 80세 할머니 모드를 만나면서 삶의 소중함과 사랑을 알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연극에서 80세 할머니 ‘모드’역을 맡은 사람은 박정자(64)씨이다. 박정자씨는 지난 2002년부터 ‘모드’역을 맡았으며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무대 위에 선 그녀는 부지런히 가고자 하는 길만 달려가는 기관차 같다. ‘무대 위의 카리스마’로 불리며 연극무대를 차곡차곡 쌓아온 그는 이제 노련한 60대 배우다. 그는 스스로 연극무대에 서면서 받았던 선물들을 이젠 후배와 관객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한다.

박정자씨는 그동안의 연습기간들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이 공연에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인 듯하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말 속에는 이번 연극에 대한 무한한 열정이 묻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오직 연기만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연기만을 위해 살아가겠다”며 “나를 찾는 관객이 있으면 있는 날까지 무대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극에서 해롤드 역을 맡은 배우는 지난 88 서울올림픽 때 굴렁쇠를 굴려 굴렁쇠 소년으로 잘 알려져 있는 윤태웅씨다. 윤태웅씨는 지난해 9월 열렸던 공개 오디션에서 1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을 꿰찼다고 한다.

▲ <19그리고80>의 한 장면, 큰 나무 위에서
ⓒ 염종호
▲ 박정자의<19그리고80>의 한 장면
ⓒ 염종호
연극은 엄마를 놀라게 하려는 헤롤드의 자살소동 장면으로 시작된다. 헤롤드는 엄마를 놀라게 하기 위해 자살소동을 벌이지만 엄마는 눈 하나도 깜짝하지 않으며 소동을 잠재운다. 이후에도 헤롤드는 잦은 자살소동을 벌이고 묘지나 장례식장을 방문하며 삶의 근원이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이때 우연히 삶의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할머니 모드를 만나게 된다. 헤롤드는 할머니와 만남을 가지면서 자신을 옥죄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게 된다.

위선적인 세태를 거부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작위된 도덕이나 경직된 윤리를 과감히 무시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드의 삶은 헤롤드에게 경이로 다가온다.

한편 여배우 시리즈로는 윤석화의 <위트>, 김성녀의 <벽 속의 요정>, 손숙의 <셜리 발렌타인>, 김지숙의 <로젤>, 양희경의 <늙은 창녀의 노래> 등이 이어져 왔으며, 대미를 장식하게 된 이번 공연은 오는 2월 19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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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브리태니커회사 콘텐츠개발본부 멀티미디어 팀장으로 근무했으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스마트스튜디오 사진, 동영상 촬영/편집 PD로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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