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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피해 복구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전남도를 방문한 이낙연 의원(맨오른쪽)이 1월 10일 영암 신북면의 한 폭설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복구 현황을 살펴보며 메모하고 있다.
폭설피해 복구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전남도를 방문한 이낙연 의원(맨오른쪽)이 1월 10일 영암 신북면의 한 폭설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복구 현황을 살펴보며 메모하고 있다.

이낙연 의원(민주당·전남 함평·영광)은 정치부 기자 출신 재선 의원이다. 기자 출신답게 '발로 뛰는 현장국감'으로 유명한 이 의원의 '현장 중시' 의정활동은 이번 호남 폭설때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특히 호남 폭설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이면에는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의 기민하고도 집요한 대여(對與) 교섭력이 큰몫을 했다.

이 의원이 이번에도 '현장에서 파악한 폭설피해 복구행정의 미비점과 건의사항' 보고서를 냈다. 이 의원은 호남지역에 1차 폭설이 내린 지난해 12월 4일부터 호남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난달 29일 이후에도 폭설 피해현장을 계속 돌아보면서 150가구 이상의 피해 농민들을 만났다.

국회 '교섭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특별재난지역 지정

이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한나라당이 사학법 강행처리를 문제삼아 장외로 나가는 통에 생긴 국회의 '교섭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호남 폭설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신속하게 지정될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영광·함평은 폭설 최대 피해지역이기도 하다.

호남지역에 1차 폭설이 집중적으로 내린 때는 지난 12월 5일부터이다. 연일 텔레비전에서 폭설 소식이 보도되자 이 의원은 6일 새벽 한화갑 대표와 동료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핵심 내용은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니 최인기 의원을 재해대책추진위원장에 임명하고 현장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갖자는 것.

한 대표로부터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한 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나도 잠이 안와 일찍 깼다"면서 "좋은 생각이니 빨리 진행시키자"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KTX 편으로 전남 무안의 도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교섭 상대인 정세균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 겸 원내대표는 처음에 난색을 표하면서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안되지만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다 2차 폭설이 가중되면서 '최대한 지원'은 '그에 준하는 지원'에서 이어 '그와 같은'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여당측과의 연락을 끊어버렸다.

급한 쪽은 정부 여당이었다. 당장이라도 민주당, 민주노동당과 연대해 국회 문을 열어 예산안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12월 28일 예산안 처리 D-1일째에 정세균 대표는 김부겸 수석원내부대표를 이 의원에게 보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겠으니 만나자"고 연락해왔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이후에도 현장의 소리 청취해 피해복구 A/S

이 의원은 그러나 호남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토록 한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이후에도 현장을 방문해 복구행정의 미비점과 피해농민들의 건의사항을 11개 항으로 정리해 '관계 요로'에 전달하는 '애프터 서비스'도 수행했다.

이 의원이 현장에서 뽑아올린 생생한 건의사항을 전달한 '관계 요로'는 피해복구와 관련된 윤광웅 국방장관, 오영교 행자부장관 등이다. 특히 이 의원은 피해현장에 투입된 공수부대의 피해복구 실력을 가장 높이 샀다. 그래서 이 의원은 다른 피해복구 현장의 실무 매뉴얼로도 활용함직한 건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군·관에 전달한 것이다.

▲공수여단 등 군 병력을 2, 3월에 다시 투입해 달라 ▲군·경·공무원들에게 평소에 재해복구 등의 훈련을 시켜라 ▲노지작물 피해율을 전체 경작면적 대비로 산정해선 안 된다 ▲시설이 반파됐어도 전파나 마찬가지인데 조사가 인색하다 ▲붕괴된 축사 비닐하우스를 그대로 지어도 설계도를 내야 하는가 ▲붕괴된 공장을 재건축 또는 개축해도 취득세 등록세를 내는가 ▲붕괴시설을 재건축할 때도 건축자재 구매 때 10% 부가세를 물어야 하는데 이는 지나친 부담이다 ▲철거된 시설 잔해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무허가 축사, 무허가 수산시설, 비규격 비닐하우스도 선지원 안되나 ▲비닐하우스 30평 이하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 아닌가

이 의원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전남도가 신속하게 시행한 것도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1월 20일 군장병들이 철수하는데, 폭설 복구는커녕 철거도 다 안된 상황이다, 눈이 녹으면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될 때 군병력을 다시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농민의 요구"라며 "이러한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국방장관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방장관 외에 농림장관, 해수부장관, 소방방재청장, 중소기업청장 등에게도 현장에서 느꼈던 미비점을 편지로 보내 현장의 문제점을 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 1월 10일에도 전남 출신 여·야의원들과 함께 전남도청과 해남·영암 등 폭설피해 현장을 돌아보고, 행정기관과 피해 농어민들로부터 폭설피해에 대한 정부지원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애로사항을 청취하였다.

이 의원은 이를 토대로 오는 16일에는 국회본청 귀빈식당에서 폭설피해지역 출신 여·야 의원들과 함께 관계부처 장관들을 불러 연석 간담회를 갖고 복구행정의 문제점과 요구사항 등을 전달하고 폭설피해에 따른 후속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의 이정일, 최인기 의원 외에 열린우리당의 유선호, 이영호, 김춘진 의원 등이 참석하고 정부측에서는 박흥수 농림부장관, 장병완 기획예산처차관, 권욱 소방방재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건설교통위 소속으로 '일하는 국회의원'을 의정활동 슬로건으로 내건 이낙연 의원은 지난 2004년 '고속철도 개선을 위한 현장보고 - KTX를 타보니' '원자력 정책의 성공을 위한 문제제기 - 4개 원전 인근지역 현지르포' 등의 국정감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고 지난해에도 임대주택실태와 인천국제공항 미비점 및 개선점을 지적한 현장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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