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 마디로 한 때 잘 나가던 법관이었다. 20대 나이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인천 서울 창원 지방법원과 서울 고등법원 판사를 두루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2000년) 갑자기 법복을 벗고 법률사이트를 열었다. 그것도 하필이면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법률정보 시장 분야. 당시 정부 기관 등이 무료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유료 법률정보 서비스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모르긴 해도 법복을 벗기까지 피를 말리는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주위엔 판사가 벤처 기업가로 변신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나에게는 그러한 부분이 도전이었고 모험이었습니다. 역시 현실은 걱정한 것 이상으로 혹독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가지고 모험을 강행했다. 그는 특유의 법률적 지식과 경험을 IT에 접목했다. 현재 법률정보 서비스 분야 1위인 로엔비닷컴은 그렇게 탄생했다.
왜 잘 나가는 법관을 포기했는지에 대해서는 "판결이란 이미 일어난 사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누군가에게나 맡겨질 수 있는 판결이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인생에 있어 더 가치 있는 삶을 갈망했기 때문에 모험적인 길도 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험적인 길이 주위에 많은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벤처라는 것은 많은 작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굴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로엔비닷컴이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의 주요 고객은 정부 기관이나 대학, 공공기관, 기업체, 법무법인 등이다. 일반 개인이 아닌 단체나 기업,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까닭에 매출이 안정적이다. 추후 성장 추세를 감안할 때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에서 성공적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쉽게 얻은 것 하나도 없어
그는 벤처 CEO로서 성공한 요인으로 벤처 정신, 많은 고민, 경험, 생존을 위한 노력을 꼽았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돈을 주고 배울 수 없는 값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실전 마케팅 경험과 독서 경영을 통한 실무 적용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패가 없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지면 결코 벤처를 운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 지속적인 자기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초창기 사업을 접을 뻔한 절박한 상황도 있었다고 한다. 법복을 벗고 처음 경영을 하면서 경영, 위험관리, 자금, 조직 문제 등에 대해 확고하고 분명한 판단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하루 매출은 단 몇 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련을 극복하고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이후 실패를 관리하는 경지에 올랐다.
"크게 보면 성장을 위한 과정이었다라고 생각됩니다. 투자를 해서 많은 돈이 되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그러한 노력은 기술력이 되고 경험의 통합이 되면서 성장의 거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해완 대표가 요즘 매우 분주해졌다. 자기 계발 세미나 참가는 물론, 독서 경영을 위한 다독은 기본이다.
"조찬 세미나를 많이 등록해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섭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을 접하고 있습니다. 경영자로서 짧은 기간 내에 성장을 하기 위해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열정을 놓치지 않아야만 주위에서도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죠."
자기계발뿐만이 아니다. 그는 소중한 인간관계, 진정한 삶과 참된 평화, 삶의 변화, 건강 또한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다. 특히 다른 일들이 갑자기 끼어들어도 대처할 수 있게 여유 있게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큰 돌을 넣은 다음에 작은 돌을 넣어야 다 채워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간을 조직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강점 살려 창조적 일에 기여해야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살아가는 가치를 최대한 일치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받았던 훌륭한 직업 혜택과 교육 혜택을 나만의 방법으로 이웃에게 보답하는 것만큼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창조적으로 기여를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일을 찾고 있습니다."
법과 IT를 접목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위해서 언제라도 현재 일들을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에게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사회에 어떤 창조적인 기여를 하는 것이 바로 벤처기업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렇게 현재 자신의 일에 확신과 보람을 가지고 일에 전념하고 있다. 판사라는 직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말이다. 좀 더 창조적인 가치를 찾고 자신만의 삶을 찾아야겠다는 다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언제라도 더 나은 가치를 위해 과감하게 떠날 수 있는 배짱과 용기. 우리가 배울 점은 바로 자기 분야에서 실력과 마인드를 갖추기 위한 과정과 노력이 아닐까?
| | 이해완 대표 주요 프로필 | | |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제27회 사법고시 합격. 인천 서울 창원 지방법원 및 서울 고등법원 판사. 중국 사회과학원 법학연구소 객좌연구원. 사법연수원 교수. 저작권법(박영사 간)저. 법률정보 사이트 ‘솔’ 운영. 한일 전자상거래법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 의장. E비즈니스대상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 수상(2003). 현 로앤비 대표이사 겸 변호사. 로엔비닷컴 사이트(lawnb.com) | | | | |
덧붙이는 글 | 조창선 기자는 취업포털 '파워잡' 기자입니다. 이 글은 파워잡 관계사인 <커리어홈피>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