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은 2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표에 이어 이명박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포문을 열었다. 정 고문은 "70년대식 개발지상주의에 더해 그 시대에 횡행했던 '반(反)평화' '냉전적 사고'가 있다"며 "이 시장은 이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극화의 씨앗은 개발독재시대에서 나왔다"며 양극화의 책임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는 이 시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또한 3세력 연대와 관련, 민주당의 구태 기득권이 해소되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관련된 질의 응답 내용이다.
- '총구를 바깥으로 돌리자'고 했는데 '책임회피' 아닌가.
"지금 절박한 것은 '내가 당의장이 돼야 한다'는 것보다 '당에 대한 절박함'이다. 지금 위기를 공유한다면, 지방선거에 나온 후보자나 당원들처럼 위기감을 느낀다면 어떻게 총구를 안으로 돌리겠나.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한 선거가 있다. 2005년 4월 전당대회에서 (개혁·실용노선 싸움으로) 망가졌지 않는가.
플러스 전당대회와 마이너스 전당대회가 있다. 진정한 애당심이 있다면, 당의장이 된 다음에 당이 망가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 마이너스 전당대회를 해서 다시 당이 추락한다면, 이번 전당대회가 그런 판이라면 전당대회를 할 필요가 없다."
- 뉴라이트 그룹, 박근혜 대표와 함께 이명박 서울시장을 '수구삼각편대'로 규정했는데.
"개발지상주의·성장지상주의를 강조하고 스스로 불도저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 않나. 우리 국민은 강한 추진력을 원한다. 하지만 70년대 식의 가치체계를 갖고 거기에 추진력을 더해진다면 문제다. 이 시장에게는 70년대식 개발지상주의에 더해서, 그 시대에 횡행했던 이른바 '반(反)평화' '냉전적 사고'가 있다. 그와 관련해 이 시장은 확실한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또 하나는 이 시장이 양극화 책임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납득이 안된다. 양극화의 씨앗은 사실, 개발독재 시대에서 나온 게 아닌가. '자기 책임에 대한 성찰 없이' 양극화에 대한 책임을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서울시장을 4년 하면서 서울시민의 양극화에 대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 3세력 연대에 민주당도 포함되나.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개혁세력, 평화세력, 미래세력의 연대다. 민주개혁세력은 김대중 후보와 노무현 후보를 찍었던 사람들이다. 여기서 더 넓혀가야 한다. 그런데 중심(열린우리당)이 굉장히 약해져 있다. 그래서 '선(先) 중심 강화론'을 말하는 것이다. 중심이 강화돼야 흡입력과 끌어들이는 힘이 생긴다."
- '한나라당 빼고 다 모여라' 아닌가. 노선이 분명치 않다.
"이분법으로 좌우를 묻는 것은 낡은 방식이다. 지금 대한민국 구성원, 국민들이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생각해 봐라. 민주주의 보다 더 큰 완성, 묵은 과제 개혁을 해내는 희망,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 이런 것을 다 엮어 낸 이념이라고 생각한다."
- 국민중심당과도 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중심당이 평화세력인가. 국중당은 아직 남북관계에 있어 뭐라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하지만 국민중심당이 창당 이유 중에 참여정부가 추진한 행복중심도시를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내용이 있어서 연대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 민주노동당도 3세력 연대에 포함되나.
"이미 사학법 등에 있어 공조하고 있지 않나. 협력은 긴밀할 수도 있고 느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상대 세력이다. 뉴라이트-박근혜-이명박으로 상징되는 '수구 3각'은 결합도가 굉장히 높다. 이에 대항하는 우리는 구심이 없다. 열린우리당이 구심이 돼야 한다."
- 3세력 연대를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 김근태 고문은 구체적으로 고건·강금실·문국현·박원순 등을 언급하고 있다.
"그 분들이 온다고 했는가. 열린우리당이 강할 때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지금 쇄약해 졌다. 체력을 키워야 한다. 명실상부하게 열린우리당이 중심에 섰을 때, 우리당에 들어오려고 경쟁적으로 문 두드리게 된다."
- 민주당 일각에서는 통합의 전제로 '노 대통령 탈당' '분당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우린 분당을 한 게 아니라 창당을 한 것이다. 왜 분당이냐."
- 민주당과의 연대를 이야기하는 데, 창당 당시 비판했던 민주당의 '구태 기득권'이 해소되었다고 평가하나.
"창당 당시에는 민주당의 틀을 갖고는 지역구도 정치를 넘을 수 없다는 것과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개혁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남은 분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현상유지를 원했다."
- 민주당을 새로운 파트너로 보는 건가.
"민주당을 잘 모르겠다. 열린우리당도 아직 속속들이 모르는데….(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