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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7일 준이치로 고이즈미 총리가 경호원들과 함께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준이치로 고이즈미 총리가 경호원들과 함께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했다. ⓒ AP 연합뉴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하는 중국과 한국을 거듭 견제하고 나섰다. 한편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중일 3개국 관계에 보다 못한 미국이 중재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25일 열린 참의원 본회의에서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아시아 국가 중에서 야스쿠니 참배를 비판하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도 고이즈미 총리는 "일부 문제에서 의견이 다르거나 대립점이 있다고 해도 대국적인 관점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야스쿠니 문제를 이유로 정상회담을 중단한 중국을 비판했다.

"중국과 한국만 야스쿠니 참배 비판"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야스쿠니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할 것이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발했다.

또 "고이즈미 총리가 혼자서 참배의 의미를 해명한다고 해서 그 의미가 객관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의미와 그것이 객관적으로 갖는 의미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에 대해 야스쿠니 문제를 '한일 역사문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노 대통령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거듭 반대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양국 정상간 셔틀외교 중단 등 냉각될 대로 냉각된 한일 관계 개선은 올해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교도통신>은 "한국은 최근 1년간 일본이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예의 주시해 왔다"면서"(역사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에 따라 1919년 반일 독립 운동을 기념하는 3.1절을 전후하여 반일 감정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중·일 공동 역사연구하자"... 미국, 중재노력 나섰지만

지난해 11월 일본 교토에서 정상회담을 연 부시 미 대통령(왼쪽)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
지난해 11월 일본 교토에서 정상회담을 연 부시 미 대통령(왼쪽)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 ⓒ 백악관 홈페이지
중일·한일 관계가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재에 나선 미국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기 직전이다.

지난 23일 일본을 방문한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은 미중일 3국의 공동 역사연구를 제안하며 경색된 중일 관계의 '중재자'로 나섰다. 그러나 쿵취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이에 대해 "동북 아시아의 역사는 특수성이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쿵취안 대변인은 '특수성'에 대해 "중국과 한국, 일본이 직접 관련된다"면서 "한중일 3개국에 의한 공동 역사연구 추진은 우리의 기본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미묘한 역사 문제가 걸린 만큼 중일 양국간 대화를 촉구하는 선택지 밖에 없어 미국이 당혹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이 중일 관계 개선을 바라는 것은 중일 대립이 심화될 경우 아시아에서의 일본 영향력 저하로 이어져 미국의 국익에도 해를 끼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교토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이 요청해도 참배를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표명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교도통신>은 "이는 미국의 '중재'를 거부한 것으로 야스쿠니 문제에서 타협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선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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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국제부에서 일본관련및 일본어판 준비를 맡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2년간 채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 대학원 한일 통번역을 전공하였습니다. 현재는 휴학중입니다만, 앞으로 일본과 한국간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기사를 독자들과 공유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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