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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별순검>은 설 특집극으로 부활의 기회를 맞았다.
마니아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별순검>은 설 특집극으로 부활의 기회를 맞았다. ⓒ MBC
민족의 명절인 설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기는 오붓한 저녁에 TV도 양념으로 빠질 수 없다. 때로는 외롭게 명절을 보내야하는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는 TV. 매년 명절 때가 돌아오면 각 방송사가 준비한 특집 프로그램의 성찬을 풍성하게 즐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하지만 올해 각 방송사의 명절 특집 편성을 살펴보면, 예년에 비해 한결 차분해진 것이 눈에 띈다. 화려한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이나, 특집 드라마가 대폭 줄고, 기존 프로그램의 재활용이나 영화 방영의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이 돋보인다.

최근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나, 열악해진 방송사의 주머니 사정, 짧아진 올해 설 연휴를 감안할 때 요란한 특집 기획 프로그램의 '파일럿 편성'보다는, 역시 일정한 시청률을 보장하는 검증된 포맷에 주력하겠다는 추세로 이해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조기종영의 비운을 맞았던 MBC 단막극 <별순검>이 설 연휴를 맞아 특집극으로 다시 부활한다는 점이다.

작년 추석 특집극으로 첫 선을 보인 <별순검>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한 과학수사극'이라는 참신한 소재와 뛰어난 구성으로 마니아팬들의 호평을 받았으나, 이후 잘못된 방송시간 편성과 홍보 부족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채 막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별순검>과 SBS의 <박치기왕> 정도를 제외하면 올해는 새로운 특집 단막극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오히려 KBS TV 문학관 <역마>나 <달중씨의 신데렐라>처럼 과거 방영했던 작품을 재방송하는 사례도 많다.

특집극은 시청자의 별 관심을 끌지못하는 '땜질편성'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별순검> <유행가가 되리> <핑구어리> <하노이 신부> 등 참신하고 완성도 높은 수작들이 대거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던 것을 감안할 때 아쉬운 부분이다.

<스타댄스배틀>, 이번 설연휴는 새로운 특집프로그램보다 기존 포맷의 재활용이 두드러진다.
<스타댄스배틀>, 이번 설연휴는 새로운 특집프로그램보다 기존 포맷의 재활용이 두드러진다. ⓒ MBC
쇼/버라이어티 부문은 주말이 겹쳐진 데다 짧은 이번 설 연휴의 특성상, 새로운 포맷보다는 거의 모든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 '설특집'이라는 명찰을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기존에 이미 검증된 포맷들을 다시 한 번 써먹는 경우가 많다. MBC의 <스타 댄스배틀 2006>이나 <전국개그자랑-웃겨야산다>, KBS의 <100인의 노래방> <운수대통 가요삼국지> <쟁반노래방>, SBS의 <폭소가요제> <한미일최강 매직쇼> 같은 코너들은 이미 명절 때마다 익숙해진 색깔의 프로그램들이다.

명절에는 역시 TV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케이블과 인터넷의 발달로 TV 영화의 비중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설 연휴에 방영되는 특집 편성은 서민층 시청자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성찬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올해는 개봉한 지 1-2년 이내의 비교적 따끈따끈한 신작이 많은 데다, 최근 한국영화 흥행작들이 다수 포진해있는 것이 눈에 띈다.

SBS는 <매트릭스3> <귀신이 산다> <범죄의 재구성> <간큰 가족> <여선생 VS 여제자> <잠복근무> 등을, KBS는 <달콤한 인생> <역도산> <파송송 계란탁> <스파이더맨> <우리 형> 등을 내세운다. MBC는 <어린 신부>와 <댄서의 순정> <공공의 적2> <주먹이 운다>를 방영한다. TV영화의 고질병인 '재탕삼탕'에서 아주 자유롭지는 못해도, 최신 극장 개봉작들의 방영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현상만은 눈여겨볼만하다.

다른 건 다 안보더라도 월드컵 해에 축구만은 빼놓을 수 없다는 당신. 29일 벌어지는 '한국 VS 크로아티아'의 A매치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중동 원정을 마치고 홍콩 칼스버스컵 4개국 대회에 출전하는 아드보카트호와 함께 추석 연휴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즐거운 명절 연휴, 계획은 잘 세워놓으셨는가, 물론 가족,친지와 오순도순 연휴를 즐기는 기쁨에 비할 것은 없어도, 혹시 별다른 일정이 없다면, 최소한 TV 방영 편성만 잘 파악하는 것만으로 제법 지루하지 않은 연휴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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