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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1일 오전 세종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병원 파업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1일 오전 세종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병원 파업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세종병원노조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경기도 부천 세종병원이 사용자 쪽의 단체협약 일방해지로 무단협 상황을 맞게 됐다.

이 병원은 지난해 8월 사용자 쪽이 단협 해지를 노조에 통보한 뒤 법정 유예기간인 6개월 동안 노사가 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함으로써 1일 무단협 사태를 맞게 된 것. 세종병원에서 단협이 일방해지돼 무단협 상황에 들어간 것은 1982년 개원 이후 처음으로 노사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병원은 1일 "유예기간 동안 노사간 단체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오늘 날짜로 기존 단체협약의 채무적 효력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채무적 효력이란 조합활동에 관한 편의제공 조항 등 단체협약 당사자가 계약당사자로서 단협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김동기 경영지원본부장은 "우선 노동조합의 유급전임자 두 명과 상급단체에 나가 있는 한명에 대해 원직에 복귀하도록 인사발령을 내겠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오늘 오후 노조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제부터 교섭은 단협이 없는 백지상태에서 서로 새로운 안을 내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지만 노조에서 불법 점거농성을 풀지 않으면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 병원의 기본입장"이라고 당초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단협 일방해지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쓴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상현 노조위원장은 "노사간의 약속인 단협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는 것은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고 노사 신뢰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겠다는 것"이라며 "보다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병원의 원직 복귀 인사발령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사용자 쪽에 촉구하고 나섰다.

20여개 단체가 모인 '세종병원 노조탄압 중단과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부천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1일 세종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극단적인 대립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겨줄 뿐"이라며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이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노사 대표가 신의에 의해 맺었고, 18년간 서로 지켜왔던 단체협약이 병원의 통보에 의해 사라지는 것은 실로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면서 "단협 일방해지 통보를 즉각 철회하고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세종병원 대표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노조탄압 중단과 ▲일방적 단협 해지 철회 ▲부당해고자 원직 복직 ▲주5일제 실시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병원 1층에서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김상현 노조위원장은 15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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