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인터넷 한 경매사이트에 일련번호가 특이한 만 원짜리 신권 한 장이 경매로 올라왔습니다. 순식간에 가격은 20만원까지 치솟고 입찰완료가 되기도 전에 서울에 사는 한 입찰자는 통장으로 돈까지 입금하고 경매리스트에서 내려줄 것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돈을 경매에 내 놓은 주인공은 순천시 낙안면에 사는 문세준군. 문군은 설날 아침, 부모님께 받은 세뱃돈을 살펴보던 중, 일련번호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사진을 찍어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올렸다고 합니다. 만 원짜리 신권 일련번호는 '111111라사마'. 화폐수집가들에겐 충분히 구미가 당길만한 일이었습니다.
이 돈은 문군의 엄마가 세뱃돈으로 사용하려고 설 전날 은행에서 신권으로 바꿔온 것 중 한 장이었습니다. 원래 부모님께 드리려고 간직해둔 것이었는데 설날 아침 비닐하우스에서 오이를 따고 집에 들어와 보니 부모님이 안 계셔 애들에게 먼저 줬다고 합니다.
3일만에 경매가가 150만원까지 올라간 세준이의 특별한 만원. 하지만 지금은 세준이에게 없습니다. 아빠가 되 사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준이 아빠가 간직한 만 원짜리 신권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일련번호 '111120'까지 총 20장, 시리즈로 되어 있습니다. 세뱃돈으로 복덩이가 굴러 들어온 셈입니다.
정초부터 행운이 찾아 온 문씨네 집에는 웃음함박꽃이 피었습니다. 공교롭게 평생 오이농사를 지었다는 문장주, 박필순 부부의 오이들도 모양이 한결같이 '1111111'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동시송부: sbs,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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