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우리나라 10대 민간그룹(2005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기준) 여성임원은 총 33명으로 집계됐다.

정기인사가 마무리 된 지난 3일,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임원은 지난해 29명에서 4명이 늘어난 33명이었다.

일부 노동전문가들은 사회에 분포된 전반적인 여성인력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꼬집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아직까지 여성 자원이 갖춰져 있지 않아 임원을 발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답변한다.

삼성은 올해 여성 신규임원을 배출하지 않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적당한 대상자가 없어 승진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여풍이라 해서 여성 임원을 반드시 배출하는 것이 더 우스운 일 아니냐”고 답변했다.

현재 삼성그룹은 1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12명의 여성 임원이 있으며, 올해는 삼성화재의 박현정 상무보가 상무로 승진했다.

여성 신규임원을 배출한 기업은 LG와 한진 단 두 곳 뿐이다.

이 두 기업은 각각 2명의 여성 신규임원을 배출했다. LG그룹은 2명의 신규임원이 추가돼 총 11명의 여성임원이 구성되었으며 한진은 신규 2명을 배출했으나 대한항공 이택금 상무의 은퇴로 3명이 아닌 2명으로 여성임원을 구성했다.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은 현대자동차, 포스코, GS그룹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여성인력이 15% 미만이며 남성적 업무로 여겨졌던 철강, 중공업, 조선, 자동차 등 업종으로 최근에서야 여성 진입이 가능해진 분야.

포스코의 관계자는 “1990년도부터 대졸 여직원 공채를 뽑기 시작해 아직 임원이 될 정도의 경력을 갖춘 여성이 없다”며 “과장 정도의 직급에는 여성 인력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1995년도부터 여성공채 사원을 뽑기 시작해 현재까지 여성부장은 단 1명으로 집계되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20년 이상을 근무해야 임원이 되는 사내 분위기상으로 이제 여성사원을 채용한 지 10년 밖에 되지 않아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디자인, 판매, 마케팅 분야뿐 아니라 재무, 해외영업, 홍보, 연구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점차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소 여성임원 영입으로 주목을 받은 SK도 2년째 같은 수준인 2명의 여성임원만이 유지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윤송이 상무와 판사 출신 강선희 상무는 모두 외부영입 인사로 알려져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성별을 떠나 당시 회사에서 영입의 필요성이 있어 유능한 인재를 보강한 것이었다”며 “내부승진을 고려했으나 여성 부장급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며 능력만 있다면 여성을 임원 대상으로 꺼릴 이유는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기업 내에서는 여성 인력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에 동조하며 곧 이어 여성임원들이 줄줄이 배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답변도 지배적이었다.

3명의 여성임원이 구성된 KT는 빠른 속도로 여성들이 진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KT 관계자는 “선로, 가설, 공사 등 현장 업무가 중심인 통신사에서 IT회사로 변화를 꾀하면서 여성들의 두각이 나타나고 있다” 며 “숫자적으로 여성 임직원은 적지만 최근 여성 신입사원이 25% 비율로 증가했고 실적 포상 등을 살펴보면 여성들이 탁월한 성적을 내고 있어 앞으로 여성임원 증가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KT는 올해 본사 과장 승진에서 15%가 여성이었으며 ‘올해의 KT인’ 대상자 중에서 여성이 역대 최다인 20%가 추천돼 이런 움직임을 반증한다고 답했다.

업계의 한 여성 부장은 “적극적으로 여성임원을 늘리려면 여성 직원들이 세력화 되고 조직화 되어 남성 중심의 직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여성들 자신이 인식을 새롭게 하고 오직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직장 내 모범을 보이는 것이 여성 임원을 늘리는 변수”라고 조언했다.
댓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