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하철 객실에서 미군이 성기를 노출한 사건과 관련 주한미군이 잇따라 고개를 숙였다.
9일 미 육군 35방공여단 2-1 방공포대대 마커스 블랙(Marcus. C. Black) 부대장(중령)은 광주광역시청을 방문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주한미군사령부가 7일 e-메일 형식의 사과문을 통해 "주한미군사령부는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러한 범죄행위에 대해 광주시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사과 후 이틀만에 책임자인 부대장이 또 다시 공식 사과한 것이다.
이날 오전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을 방문한 블랙 중령은 "한미동맹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화되고 있는 마당에 부대원이 일으킨 지하철내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시민여러분께 사과한다"며 "경찰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혈맹 관계를 위해 광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며 "불우시설 등에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앞으로 지역대학과 연계해 영어회화 등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31사단은 물론 민간단체와도 유대관계를 계속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광태 시장은 "시민과 시민단체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설치반대 여론이 높았음에도 국가안보를 생각해 시장 입장에서 반대하지 않고 협조했다"며 "미국과 한국이 사소한 문제로 갈등이 빚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번 문제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블랙 부대장에게 재발방지 노력을 주문했다.
주한미군이 잇따라 사과를 표명하고 나선 것은 지난 2004년 광주공항 내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와 주한미군 배치 이후 시민사회단체의 부대 철수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미군에 대한 여론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탓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광주공항 패트리어트 기지폐쇄 주둔미군 철수 광주전남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성기 노출 음란행위로 우리가 그토록 미사일과 미군 주둔을 반대하며 우려해온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문제의 장병 3명을 우리나라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위 박광우 정책위원장은 "해당 군인들에 대해 즉각 추방시켜야 한다"며 "대책위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지속적으로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일 광주지하철 승객들이 "미군 3명이 지하철 객실에서 성기를 노출하고 디지털 카메라로 자신들의 모습을 찍으면서 시민들을 희롱했다"는 신고가 있었다. 사건을 조사중인 광주서부경찰서는 혐의가 드러나면 미군 3명을 공연음란죄 등으로 입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