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궁
ⓒ MBC
<해신> <부모님 전상서> <내 이름은 김삼순> <별난여자 별난남자> <마이 걸> <슬픔이여 안녕>.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렸던 화제작들이라는 점이다. 그러면 <신입사원> <부활>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궁> <결혼합시다>는? 바로 이런 작품들과 정면 대결을 벌여야 했던 불운으로 시청률 경쟁에서 손해를 봐야 했던 드라마들이다.

그러나 본방 시청률만으로 이 작품들의 인기를 평가하기는 섣부르다. 이런 작품들은 대개 주말 재방송이나 인터넷 다시보기(VOD) 조회수에서 오히려 본방의 인기를 능가하는 성황을 누린 바 있다. 그만큼 작품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 면에서는 잠재력을 평가 받고 있었던 것.

이처럼 불운한 대진운에 울상을 지어야 했던 드라마들은, 막강한 경쟁작이 종영한 이후 뒤늦은 인기몰이로 뒤늦게나마 '패자부활전'에서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 ⓒ SBS
<해신>의 인기에 내내 눌려 있던 <신입사원>이나 <장밋빛 인생>과 정면 대결을 펼쳐야 했던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 <내 이름은 김삼순>과 맞붙었던 <부활>, <슬픔이여 안녕>과 맞대결한 <결혼합시다> 등은 모두 상대의 그늘에 가려 있다가 경쟁작 종영 이후 시청률이 거의 두 배 가량이나 오르는 급반전을 이루기도 했다.

최근 작품 중에서 막강한 경쟁작의 종영으로 가장 덕을 본 드라마는 단연 <궁>이다. SBS <마이걸>은 방영 내내 수목 드라마의 지존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당초 MBC의 기대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궁>은 일단 만화 원작의 인기와 캐스팅 논란을 바탕으로 일단 젊은 네티즌들의 시선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으나, 초반 3주간 <마이걸>의 아성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러나 <마이걸>이 성공리에 종영한 후, 2월 둘째주에 방영된 9회부터 시청률이 급등하여 처음으로 20% 고지를 넘어서는데 성공하며 수목드라마 정상에 올랐다. <궁>은 이미 고정팬층을 확보하고는 있었지만, <마이걸>의 방영 기간이 더 길었다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까지 오르기는 불가능했으리라는 것이 중론.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 ⓒ KBS
결국, 경쟁작의 인기와 상관없이 일단 작품 자체로서 안정된 고정팬층을 확보하고 있느냐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일일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경우, 현재 시청폭이 고정적인 중장년층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일일극인 만큼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아성을 위협하기에는 힘에 부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는 재방송 시청률과 VOD 다시보기에서 높은 인기를 과시하며 호의적인 평가를 얻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홍경민-이영아 등 비교적 신인급 연기자들의 발랄하고 귀여운 연기도 시청자들의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이처럼 인기 드라마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뒤늦게 진가를 인정 받고 있는 작품들의 부활을 주도하는 원동력은 역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마니아' 층의 형성이다.

지난 해 방영했던 KBS의 <부활>은 마니아 드라마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방영 초반 전작이었던 <해신>의 프리미엄을 업고 출발했으나, 하필이면 2005년 최고 인기작이었던 <내 이름은 김삼순>과 맞붙는 불운 속에, 중반을 넘길 때까지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맴도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부활
부활 ⓒ KBS
그러나 시청률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마니아 팬들은 꾸준한 성원을 보냈고, 홈페이지의 게시물 숫자와 VOD 조회수에서는 오히려 경쟁작을 능가하는 인기를 보이기도 했다. <김삼순>의 종영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시청률 회복세를 탄 <부활>은, 종영을 앞두고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데 성공하며 그야말로 제목만큼이나 가장 드라마틱한 '부활'을 이뤄내기도 했다.

시청률 30~40퍼센트를 능가하는 '대박' 드라마가 쉽게 나오지 않고, 분명한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요즘, 드라마의 고정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넷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궁>이 네티즌의 안티 여론을 화제의 원동력으로 바꾸어놓은 것과 같이, 일단 '넷심'의 시선을 끌 수 있느냐 여부는 양날의 검으로 불리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