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짤막하고 읽기 쉬운 단편 하나를 소개한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다. 이 책은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내게 적잖은 감동을 주었다. 한 인간의 작은 노력이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가에 대해 알게 해 준 책이기 때문이다.
황무지가 있었다. 척박하고 생명이 살지 못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 곳에 매일 같이 나무를 심은 한 사람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땅에 심은 어린 나무들은 번번이 죽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처럼, 노력이 하나 둘 쌓여 희망을 만들었다. 조금씩 나무들이 살아남았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황무지였던 그 곳은 아름다운 숲이 되었다.
나는 <나무를 심은 사람>의 단순한 내용 속에서 희망을 찾는다. 그것은 인간의 꾸준함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변화'다. 그리고 이 '꾸준함'의 덕목은 반복된 일상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요구된다.
공무원들은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샐러리맨들은 고객과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의사는 환자에게, 사람이 사람에게 정성을 다한다면 분명 우리 사회는 한층 더 푸르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에 글을 올리는 '글쟁이'라고 무엇이 다르겠는가? '꾸준함'은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이런 진리를 증명하듯, 얼마 전 <오마이뉴스> 광장에 '명예의 전당' 공지가 떴다. 내용인 즉 메인 기사 100개를 쓴 기자와 잉걸 기사1000개를 쓴 기자를 '명예의 전당'에 올린다는 것이었다.
내용을 찬찬히 읽으면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잉걸 기사 1000개를 쓴 기자에 대한 '명예의 전당'기록은 분명 꾸준함에 대한 '대우'였기 때문이다. 잉걸기사, 인터넷 언론의 특성상 잉걸 기사는 기사 가치 면에서 높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 조횟수도 짧고 인터넷 지면에 기재되는 시간도 짧다.
하지만 '잉걸기사', 그 자체가 하나의 정보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잉걸 기사는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왜냐하면 정보가 많을수록 좋은 정보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것은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의 기치와도 맞닿아 있다. 잉걸 기사가 많이 있어야 그 중에서 좋은 잉걸 기사가 '주요 기사'로 된다.
어떤 사람들은 '잉걸 기사'에 기사가 머물면 아쉬워 한다. 하지만 나의 꾸준함으로 인해 다른 이의 '잉걸'이 '주요기사'가 되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일이다. 푸른 숲을 만들어 가는 데 '잉걸'이란 거름이 너무나 필요하기 때문이다.
잉걸 기사 1000개로 만들어지는 '명예의 전당'은 그 꾸준함의 거름을 만들어 냈음에 대한 당연한 '대우'일 것이다. 그 특별한 '명예의 전당'에 등록될 시민기자들에게 자꾸 애착이 가는 이유는 <나무를 심은 사람>처럼 하나하나 나무를 심어 큰 숲을 이룬 '꾸준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큰 숲을 만들어가는 모든 시민기자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쳐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