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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상실 위기... 2심에서도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의 경선자금 수사를 형평성을 잃은 명백한 표적수사로 비난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의원직 상실 위기... 2심에서도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의 경선자금 수사를 형평성을 잃은 명백한 표적수사로 비난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당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지난 8일엔 한화갑 대표가 항소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엔 예비후보자 광주워크숍에서 당원 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의 승리를 발판으로 부활을 꿈꿔온 민주당으로선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특히 당원 간 폭행사건은 두가지 측면에서 민주당을 더욱 위기에 내몰고 있다.

첫째는 다른 곳도 아닌 그나마 간신히 정당지지율 1위를 지켜온 광주에서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광주에서 총선 이후 처음으로 정당지지도 1위를 탈환한 것은 지난해 8월. 그 이후 민주당은 아슬아슬 하지만 열린우리당을 따돌리고 광주에서 정당지지도 1위를 지켜왔다.

광주는 그동안 각종 선거 때마다 '전략적 선택'이라 불릴 만큼 호남민심의 방향타가 돼왔다. 그런 광주에서 정당지지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민주당이 후일을 도모하는 가장 든든한 밑천이 돼온 셈이다.

그러나 11일 광주 예비후보자 워크숍에서 발생한 당원 간 폭행사건은 이 밑천에 스스로 흠집을 내고 말았다. 민주당 광주시당의 한 관계자는 "지우고 싶다면 깨끗이 지워버리고 싶은 사건"이라고 한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나마 광주전남에서 지지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사건이) 벌어져 암담하다"고 탄식했다. 모두 지역민심의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다.

11일 예비후보자 광주워크숍에서 당원 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이 자리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유종필 대변인. 당권파 측에서 이 사건을 일벌백계해 지도력을 강화할 요량이지만, 외부에서의 시선은 이 사건 자체에 대해 싸늘하다.
11일 예비후보자 광주워크숍에서 당원 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이 자리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유종필 대변인. 당권파 측에서 이 사건을 일벌백계해 지도력을 강화할 요량이지만, 외부에서의 시선은 이 사건 자체에 대해 싸늘하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둘째는 이 사건이 한 대표의 항소심 이후 가시화된 당 내분이 더욱 거세질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건의 당사자인 유종필 광주시당위원장과 최경주 광주북을위원장은 각각 친한화갑과 반한화갑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한 대표를 지지하는 당권파들은 최 위원장의 제명 등을 거론하며 징계절차를 밟아나가려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일벌백계(一罰百戒)의 계기로 삼아 한 대표의 지도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고건 전 총리와의 연합 등 다 정파와의 연대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온 반한화갑 진영이 이를 순순히 따를지 의문이다. 즉, 친한과 반한의 이면엔 '통합'이라는 정치적 선택의 문제와 이를 둘러싼 민주당 각 정파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이다.

경찰, 수사 착수

경찰은 민주당 당원 간 폭행사건을 11일 오후부터 인지사건으로 분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11일 오후엔 유종필 광주시당위원장으로부터 피해자조서를 받았다. 12일 오후엔 폭행당사자로 거론된 최 위원장과 이춘범 전 광주시의회 의장이 구례경찰서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진출두하는 두 사람의 위치가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조사가 진행되면 피의자나 참고인 등 신분이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자진출두에 앞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종필 위원장이 먼저 임모 시당 처장을 폭행해 당원들이 분노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또 "독선적인 시당운영에 흥분해서 '시당운영 똑바로 하라'며 유 위원장에게 거칠게 항의했지만 각각 7~8명씩 둘러싸고 있는 상태여서 폭행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이 유종필 위원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지목한 임모 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종의 해프닝"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당사자인 내가 넘어간 일인데…"라며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13일 오후 2시 민주당은 광주에서 '노무현 정권의 민주당 죽이기 규탄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할 예정이다. 광주시민들이 불미스런 당원 간 폭행사건 후 치러지는 이 대회를 어떻게 바라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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