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소속 당원 3명이 충남도의회가 처리한 기초의원 선거구 분할조례(충남도 기초의원 선거구와 의원정수에관한조례)가 헌법상의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했다며 20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인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심판청구서를 통해 2001년 헌재가 표의 등가성을 고려해 선거구간 인구편차(상한 인구수와 하한 인구수)를 3대1을 기준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결정을 근거로 "충남도의회가 통과시킨 기초의원 선거구 분할조례는 기본적인 인구편차조차 고려하지 않고 졸속으로 처리해 평등선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청구인들은 충남도의회에 의해 공포된 조례안에 의하면 홍성군 가 선거구(의원 1인당 인구수 19952.5명)와 홍성군 라 선거구(의원 1인당 인구수 5186명)의 인구편차가 3.85배에 이르고, 예산군 가 선거구(의원1인당 인구수 18645명)와 예산군 나 선거구(의원1인당 인구수 5684명)의 인구편차는 3.28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공직선거법이 예외적으로만 선거구를 분할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상당수 4인 선거구를 2-3인 선거구로 자의적으로 분할해 선거권을 침해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청구인들은 이밖에도 "충남도의회가 의결한 2인 선거구제는 양당구도의 정치체제를 강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소수정당의 의회 진출기회를 부여한 선거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소수정당의 정치참여를 배제해 정당활동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앞서 충남도의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결정안과 달리 아산시 등 기초의원 선거구의 의원정수를 각각 2명 또는 3명으로 수정 처리해 군소정당의 지방의회 진출을 막고 특정 정당의 지역 패권구도를 심화시킨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5·31 기초의원선거, 날치기 법안 그대로 적용
한편 오는 5월 치러질 기초의원 선거는 '날치기'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각 지방의회에서 공포한 선거구 획정 조례안 대로 치러질 예정이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을 뺀 4당(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이 선거구 재획정을 위해 제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한나라당의 반대로 22일 이후 심의하기로 한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설령 상정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내달 19일까지 선거구를 재획정하기 불가능한 만큼 5·31지방선거는 각 지방의회에서 공포한 선거구 획정안에 의해 선거가 치뤄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선거구 재획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진 것은 열린우리당조차 개정안 처리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여야 4당은 지난 해 시·도 광역의회가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선거구 획정안을 강행 처리하자 지난 달 초 법 개정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