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이) 6월로 늦춰진 것은 돈(북 지원금 마련) 때문 아닌가."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
"김 전 대통령이 들으면 아주 실망할 것이다." (이종석 통일부장관)
22일 열린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이날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번에는 (대북송금) 5억불 줬는데 이번에는 무슨 돈을 줄 건가"라고 질문하자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제가 모르는 부분"이라면서 "북이 무슨 돈을 요구하겠나"라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거듭 "이번에는 돈 안 갖고 가나, 제발 제2대북송금 사건이 없도록 하라"고 말했고, 이 장관은 "북에서 초청해서 가는건데 무슨 돈을 갖고 가나"라면서 "한나라당도 최대한 김 전대통령의 방북을 도와줘야 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한발짝 더 나아갔다. 김 의원은 최근 김 전대통령이 4월 방북을 6월로 미룬 것에 대해 "6월로 늦춰진 것은 돈 때문이 아닌가?"라고 질문했고, 이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이 들으면 아주 실망할 것"이라고 받았다.
안상수 "김대중씨 방북 목적이 뭔가"
이에 앞서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신북풍'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뚜렷한 목적도, 목표도 밝히지 않는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은 한마디로 현 정부가 '신북풍'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의심을 살만 하다"면서 "김대중씨의 방북 목적이 무엇인지, 또 무슨 자격으로 방문하는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국무총리는 "방북 목적은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한반도 여러가지 평화정책을 위한 노력을 포괄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측에서) 북에 방북 의사를 전달했지만 아직 회답이 없다, 확정이 되면 의제를 김 전 대통령이 더 다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은 "(이번 방북에서) 통일헌법과 남북연방제 등의 문제가 논의되는가, 영토조항 변경과 남북한 통일정권 얘기가 나오고 있다, 총리도 찬성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총리는 "참여정부에서도 남북관계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화해 협력단계를 거쳐 남북 연합을 실현하고 최종적으로 통일로 가는 3단계 통일 방안 가지고 있다"며 "저도 같은 견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찬 총리 "김 전 대통령이 방북해 연방제 추진? 황당 시나리오"
안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와 연관해 지난해 10월 일본의 <도쿄재단>이 낸 '한반도의 중장기 전망과 일본의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언급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도쿄 재단은 대선전 미국과 북한의 긴장이 지속될 경우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회담을 갖고 연방제 통일을 선언해 초법적 헌법개정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며 "김대중씨의 방북이 연방제를 추진하고 남북연합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면 위험한 사태를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일본에는 극우적인 성향의 발언을 하거나 분석을 하는 조직이나 기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황당한 시나리오이고, 신뢰성이 없는 기관의 분석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