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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차세대 철강공법'으로 평가되는 파이넥스 공법을 인도제철소에 적용키로 했다. 사진은 포항제철소에 가동중인 파이넥스 데모플랜트 모습
포스코는 '차세대 철강공법'으로 평가되는 파이넥스 공법을 인도제철소에 적용키로 했다. 사진은 포항제철소에 가동중인 파이넥스 데모플랜트 모습 ⓒ 추연만
포스코가 인도에 12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인도 제철소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부터 구체적인 계획과 더불어 후속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당장 올 3월 경, 인도 오리사 주의 제철소 부지 인근에 전용 광산 탐사권을 획득하고 9월에는 500만 평가량의 공장부지 매입을 마무리할 일정을 세워놓고 있다. 나아가 오는 2010년까지는 부지 조성공사를 비롯해 200만 톤 규모의 '첨단 제철설비'인 파이넥스 2기를 건설하는 등 5년간의 1단계 사업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의 투자계획에 따르면 1단계 투자비만도 30억 달러에 이르며 제철소를 1200만 톤 규모로 건설할 경우에는 최종 투자비가 12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스코, 인도 오리사 주에 1200만 톤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세계 철강역사에서도 찾기 힘든 사례라는 점도 관심을 끈다. 철강기업이 독자적인 투자로 해외에서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경우는 포스코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왜 '인도 프로젝트'에 사운을 건 승부수를 띄울까? 포스코가 해외에 눈을 돌려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유의 하나는 국내 철강시장에서 대규모 설비 확장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국내의 1인당 철강소비량이 세계 최고인 1000kg에 육박하고 최근 철강재 수요 증가세도 둔화되는 마당에 국내 설비확장은 한계가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미탈스틸>이나 <아르셀로> 등 세계 상위권 철강사들이 국경을 초월한 M&A(인수합병)로 계속 덩치를 키울 뿐 아니라, 지난해부터는 중국 철강사의 저가 공세가 포스코 경쟁력을 추격해오는 것도 '인도 프로젝트'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해외로 눈을 돌려, 원료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성장경영'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시장의 설비확장 한계 ▲세계 상위 철강사의 규모 확장 ▲중국의 저가 공세 등 국내외 철강환경에 맞선 포스코가 인도 프로젝트를 통해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적극 마련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포스코가 제철소를 건설할 인도 오리사 주의 공장부지 위치
포스코가 제철소를 건설할 인도 오리사 주의 공장부지 위치 ⓒ 포스코
왜 인도 오리사 주에 제철소를 건설하는가?

인도 오리사 주는 포스코가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곳이다. 포스코는 인도정부로부터 광권을 받은 첫 해외기업이 됨으로서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철강업의 약점 가운데 하나를 없앤 셈이다.

제철소의 핵심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의 원가가 전체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최근 들어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제철소 성공과 밀접한 것이란 지적이 더 설득력을 얻는 추세다. 특히 철광석의 경우, 브라질, 호주 등 3개 나라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르는 것이 값일 정도로 치솟고 있다. 그러므로 인도제철소는 30년 동안 안정적인 원료확보가 가능한 곳에 세워지기 때문에 성공 조건 가운데 하나는 충족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인도 제철소는 최종 생산 규모가 1200만 톤으로 다른 철강사에 비해 충분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일관제철소는 1000만 톤 이상이면 생산력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도는 1인당 철강소비량이 30kg으로 우리나라의 3%(한국 982kg) 수준이어서 앞으로 철강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도 주목거리다.

인도제철소 1단계 공사가 완료되는 2010년 6월부터 철강 중간소재인 슬래브를 연간 300만 톤 생산하여 인도 현지 판매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인도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슬래브 등 반제품을 국내 철강수급 상황에 따라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는 길을 열게 된 것도 빠트릴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도제철소 건설계획에 눈에 띄는 대목은 포스코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파이넥스' 공법을 인도에 적용하는 것이다. 세계 철강업의 차세대 제철기술로 알려진 이 공법을 인도제철소에 적용함으로써 해외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삼을 야심 찬 방침이 선 것이다.

포스코가 1992년부터 개발하여 2007년 1월부터 본격 가동할 파이넥스 공법은 기존의 용광로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원가절감형 친환경 제철소를 실현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로 평가되고 있다.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법을 인도제철소에 전격 적용키로 한 것은 해외 공장에도 최고의 설비로 갖춤으로써, 인도제철소의 생산성 극대화는 물론 글로벌 경쟁에서도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성장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로 인도제철소는 코스트 경쟁력이 세계 1~2위인 광양제철소보다 훨씬 높을 것(20~30%)이란 분석을 포스코는 내놓고 있을 정도다.

첨단기술 '파이넥스' 적용해 글로벌 경쟁 우위 노려

오리사 주도(州都)인 부나네스와르 전경. 이 곳에서 100km 떨어진 곳에 포스코 인도 제철소 부지 예정지가 있다.
오리사 주도(州都)인 부나네스와르 전경. 이 곳에서 100km 떨어진 곳에 포스코 인도 제철소 부지 예정지가 있다. ⓒ 포스코
하지만 포스코가 인도제철소 성공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포스코가 투자협정을 맺은 오리사 주 정부뿐 아니라 인도 중앙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유도할 과제가 남아있다. 제철소는 대규모 장치산업이란 특성으로 철광석 획득과 부지 매입뿐 아니라 항만과 철도 그리고 전력 및 용수 등 사회간접시설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그러므로 포스코는 제철소 건설 초기부터 기간 인프라를 구축할 협력시스템을 인도정부와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물론 한국정부도 인도정부와의 경제협력에 적극적인 역할을 꾸준히 진행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 '인도 프로젝트'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인도에 방문하며 양국 정상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기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후 구체화된 첫 대형 협력 프로젝트다. 그러므로 인도제철소 성공은 앞으로 한국-인도 사이 경제협력 확대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올 1월에는 포스코가 제철소 부지로 확정한 파라딥 지역에서 150km 떨어진 곳에서 인도 철강업체와 지역주민간에 큰 충돌사태가 일어나 포스코 프로젝트가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오리사 주 정부가 철강업체를 위해 조성한 공업단지 입주 과정에서 지역주민과의 유혈충돌 사태가 벌어지고 인근 도로도 20여 일 간 차단되어 물류와 교통이 막힌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과 더불어 인도제철소는 포스코의 현지화 경영이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가름된다는 시각이 많다. 포스코 인디아(현지법인)가 '인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속에서 '인도 프로젝트'도 성공 확률이 높다는 진단이다. 또한 인도제철소는 무엇보다도 포스코 경영진의 '글로벌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 것인가'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지적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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