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제 겨우 백 일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젖이 나오질 않아 걱정입니다. 돌까지는 먹이려했던 모유를 어떻게든 먹여보려고 사골을 푹 고아먹어도 보고 족발을 먹어야 젖이 더 잘 나온다 하여 느끼한 맛을 참아가며 먹어봤는데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른들의 말을 듣고 내 나름대로 이것저것 젖이 잘 돈다는 건 다 시도해 보았지만 그것 역시 도움이 되질 못했습니다. 무슨 이유로 갑자기 젖이 말라가는지 저는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큰아이 때는 두 돌까지 먹여도 젖이 남아돌아 짜내기까지 했는데 정말 속상합니다. 엄마의 심장소리를 들어가며 오랫동안 젖을 빠는 아기의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모유의 맛을 잊지 못해 분유를 잘 먹으려 하지 않는 아기의 우는 얼굴이 안쓰럽고 불쌍합니다. 어쩔 수 없이 아기가 배고플 때까지 기다렸다가 칭얼대면 그때서야 젖병을 물려줍니다. 그러면 허겁지겁 가쁜 숨을 내쉬며 빨아댑니다.
젖병을 빠는 아기의 눈가에 눈물이 흐릅니다. 저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아기의 얼굴을 바라보니 마치 제가 큰 죄인이 된 듯 합니다.
큰아이를 낳았을 때 사람들이 젖이 안나와 분유를 먹였다고 말하면 저는 믿지도 않았고 이해도 안 갔습니다. 저는 젖이 넘쳐났기 때문에 다들 젖먹이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이런 상황에 처하고 보니 그분들의 했던 말들이 이제야 믿어집니다. 아무리 좋은 분유도 엄마의 모유를 따라갈 수가 없다는데 정말 아기에게는 엄마의 모유가 최고의 밥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쉽지만, 아가야 미안하다. 엄마가 노력해도 안 되는 걸 어떡하겠니. 네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렴. 사랑한다,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