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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큐~~
나이스 큐~~ ⓒ 배상용
당구. 요즘은 자주 칠 시간이 없지만 필자도 오래전에는 당구 300점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그리 자주 밖으로 다닐 수 없었던 직업 탓에 거의 10여 년 동안은 당구와 인연을 끊었었다.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다 단속에 걸려 호되게 기합을 받던 일. 돈도 없으면서 자장면이랑 실컷 시켜먹고 내기당구에 져 몇 시간이고 주인아저씨의 눈치를 보며 친구들이 돈을 구해오기만 기다리던 추억들이 아련히 떠올라 괜히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규칙 잘들으이소~ 후회하지 말고.
규칙 잘들으이소~ 후회하지 말고. ⓒ 배상용
자~ 경기 시작 입니다.
자~ 경기 시작 입니다. ⓒ 배상용
표정들이 엄청 신중해 보입니다
표정들이 엄청 신중해 보입니다 ⓒ 배상용
그 당시에는 청소년 출입금지라는 표지가 당구장 입구에 붙어 있어 당구장을 출입해야만 잘나가는(?) 학생으로 인정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사회인식도 많이 바뀌어 체육시설업으로 전환되어 학생들의 출입도 자유로워지고 2008년부터는 올림픽의 종목으로도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로 자리 잡은 듯하다.

아이고~ 미안합니다~
아이고~ 미안합니다~ ⓒ 배상용
뭔지 아시죠? 소주 안주로는 최고 랍니다
뭔지 아시죠? 소주 안주로는 최고 랍니다 ⓒ 배상용
출출할땐 오뎅이 최고야~
출출할땐 오뎅이 최고야~ ⓒ 배상용
특히 이곳 울릉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만 명도 채 되지 않는 주민수인 탓에, 그만큼 상업성이 떨어지다 보니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볼링장이나 극장, 실내수영장등은 생각도 할 수 없고 그나마 당구장이 존재해 주민들에겐 큰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각종 위락시설의 불모지인 울릉도에 당구대회가 최초로 열렸다. 각 단체에서 골고루 참석한 탓에 거의 잔칫집 분위기다. 모두 집안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정도로 잘 아는 선후배 사이 인지라 분위기는 그저 화기애애하기만 하다.

잘 쳤습니다, 죄송 합니다~
잘 쳤습니다, 죄송 합니다~ ⓒ 배상용
예선 탈락자들입니다~ 그래도 뭐가 그리 좋은지~
예선 탈락자들입니다~ 그래도 뭐가 그리 좋은지~ ⓒ 배상용
한쪽에선 당구 예선전이 치러지고 다른 한켠에선 대기자달의 술판이 벌어졌다. 돼지고기 수육에, 문어, 오뎅, 김밥 등 주인아저씨의 푸짐한 안주 인심에 어지간한 잔칫집 저리가라다.

당구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군수님까지 방문하셨다. 워낙 술도 좋아하시는 군수님이라 여기저기서 술잔을 건넨다. 필자도 소주 몇 잔을 마신 탓에 부담 없이 한마디 툭 건넨다.

"군수님요… 오늘 분위기 참 좋지예? 군수기배 축구대회, 테니스 배, 등 각종 대회가 많은데 군수기배 당구대회도 한번 열어보는 건 어떨까예? 주민들간의 화합에도 많은 도움이 될낀데예… 운동을 크게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당구는 곧잘 치잖아예… 언젠가 신문에서 보니까 육지의 경로당에도 당구대가 설치되어 노인분들도 많이 배우더만요…."

"그거 듣고 보니 좋은 생각 같구만… 한번 검토해 봅시다…."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 배상용
"울릉도 <오마이뉴스>독자님들요, 혹시나 울릉도에서 '군수기배당구대회'가 개최되면 다 내덕인줄 아소… 알았지예? 후후… 참고로 필자는 2전2패로 예선탈락 했심더… 원래 바닷가 당구 수치가 엄청 짜다 이입니까…. 당구 수치 안올리는 사람들은 경찰서에서 와 안 잡아 가는지 모르겠심더… 이런 경우 사기죄에 해당하는 거 아입니까?"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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