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가게 앞에 설치된 이 텐트들은 가게에 온 손님 차량을 대신 주차해 주는 사람들이 머무는 일종의 대기소인데 청담동에는 거의 모든 가게 앞에 이 같은 대기소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풍경 중 하나다.
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 자동차를 가지고 오는데 실제 충분한 주차시설을 갖춘 가게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청담동의 현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길가에 세워놓더라도 주차원이 곁에 있다면 주차단속원이 와도 그리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청담동 대리주차 문화가 형성됐는지도 모른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려고 찾는 대형 음식점 혹은 패밀리 레스토랑의 경우 이 같은 대리주차 서비스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그러나 청담동에서 유독 이 같은 서비스가 눈에 띄는 이유는 테이크아웃 커피점, 햄버거 가게, 의류점, 작은 잡화상 등에서도 대리주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대리주차를 통한 주차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지만 자동차를 맡긴 입장에서는 나올 때 약간의 사례비를 주는 것이 이곳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일반적인 매너라고 한다.
대리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업소의 성격에 따라 다른데 주로 낮에 영업하는 한식당 혹은 의류 가게 주차원들은 30~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오후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바, 레스토랑 등의 주차원들은 20대 초반에서 후반까지 젊은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잘나가는 모 연예인이 경영한다는 한 바의 대리주차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정아무개(남·23)씨는 지난 겨울방학부터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주차원 생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기 있으면 국내에 있는 유명한 외제차 종류는 거의 다 몰아볼 기회가 생깁니다.…남들이 잘 모르는 연예계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요.…그리고 연예인들도 많이 와요.…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보다 편하고 또 수입도 괜찮고요."
대리주차 서비스는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매우 편리한 서비스다. 이리저리 돌면서 주차할 곳을 찾지 않아도 되고 쇼핑이 끝나면 문 앞에 바로 자신의 차를 대기시켜주니 얼마나 편리한가? 그런 만큼 대리주차는 최소한 청담동에서 매장을 열고 고객을 맞이하는 사업을 하려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서비스 항목인 셈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멋진 인테리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어설픈 대기소를 만들게 되어 뭔가 어설픈 가게로 보이게 되니 말이다.
청담동으로 쇼핑을, 그리고 근사한 저녁식사를 또는 애인과 멋진 바를 찾는다면 주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청담동의 가게들은 주차요원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설마 청담동을 버스나 지하철로 찾으려는 사람들은 없겠지요? 청담동은 자가용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그런지 대중교통(물론 택시를 제외하고)을 이용하기에는 조금 불편하답니다. 다음에는 청담동의 대중교통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