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강성관
여성단체들이 지난 1월 노래방에서 동료 여직원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지목된 전남 곡성군청 한 사무관을 중징계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전국공무원노조 여성위원회 등 10여개 여성단체 등은 9일 오전 광주YWC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직원을 성추행한 공무원을 하루빨리 중징계 조치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성추행 관련 간부 공무원은 노래방에서 같이 근무하는 여직원을 성추행하고 비정규직 여직원에 대해 성희롱을 빈번히 자행해왔다"며 "자성의 모습이라고는 찾아 볼수없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곡성군청은 각계의 징계요구를 무시한 채 직위해제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안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과연 곡성군이 성추행 사건 해결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곡성군지부에 따르면, 곡성군 사무관급 공무원 A(58)씨는 지난 1월말 쯤 노래방에서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 B씨에게 담뱃불을 붙이라고 요구하고 여직원의 볼에 뽀뽀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또 A씨는 피해 여직원에게 "가슴이 풍만하다"는 등 성적 발언을 하고 C씨의 엉덩이를 만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관련 곡성군청은 A씨에 대해 전보조치를 한 이후 지난 6일 '근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직위해제 조치했다. A씨는 최근 이와 관련된 사과문을 통해 "만찬회식을 마치고 좋은 분위기 속에 편승해 노래방에서의 부적절 했던 일련의 행동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하다"며 "훼손된 우리군의 명예가 복원되기를 갈망한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반명자 전국공무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문제가 된 공무원에 대해 곡성군이 징계성 전보조치를 했다는데 읍에서 근무하는 자를 본청 과장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징계조치냐"며 "직위해제는 사실상 징계로 볼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으로 성추행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 품위유지 위반 조항으로 밖에는 징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련법을 고쳐 성추행, 성희롱 등에 대한 징계 조항을 만들고 엄중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안팎의 징계요구에 곡성군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사건이 불거져 조사를 벌였지만 당시 노래방 자리에 있었던 직원들의 진술이 다르고 당사자 역시 이를 인정하지 않고있어 중징계가 어렵다는 것이다.
곡성군청 한 관계자는 "문제의 공무원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여성 공무원들의 진술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어떤 참석자들은 '잘 모른다'고 진술하는 직원도 있어서 사실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9일 기자회견에 나선 단체들은 곡성군청이 해당 공무원에 대해 중징계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