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초중고 교장단이 불법찬조금 모금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교육부조리를 뿌리뽑기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반면 전교조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결의대회가 무슨 소용이 있냐"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광역시 공·사립 초·중등교장 276명은 10일 오후 3시 시교육청 강당에서 '건전한 학교만들기운동 실천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학교 거래업체를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선정하고 ▲수익자부담사업을 상세히 공개하고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고 ▲학부모들에게 불법찬조금도 모금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또한 이날 결의된 내용을 토대로 단위 학교별로 교직원들과 함께 결의문을 채택·서명하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이를 공지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로부터 이 운동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받거나, 학부모 총회를 개최하여 이 운동이 실천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실시할 계획이다.
전교조 "결의만 하면 뭐하나?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그러나 이날 전교조 대전지부는 논평을 내고 "언제까지 결의만 할 것이냐"며 "실현가능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찬조금을 둘러싸고 일대 소용돌이가 몰아친 2005년에도 학교장들은 교육부 및 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부조리 근절을 위한 특별 감찰' 활동을 앞두고 자정결의를 했다"며 "당시 '앞으로는 절대 찬조금을 받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쓴 바 있지만 그 효력은 1년을 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에서는 지난해 조성한 찬조금을 학부모에게 돌려주지 않고 집행한 학교도 있고, 어린이날·소풍·졸업식 등 계기별로 향응을 제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며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는 임의단체인 자모회·학부모회 등의 불법찬조금을 묵인·방조하고 있고, 자정결의는 선언적 구호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특히 "현장에 대한 철저한 지도·감독을 해야 할 시교육청이 공문을 통한 지도만 하거나 몇몇 장학사 혹은 감사 담당 공무원이 형식적 학교 방문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또 "'아무리 막아도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하는 걸 어쩌겠냐'는 식으로 학부모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며 "'찬조금을 조성하거나 촌지를 건네면 시교육청에 고발하겠다'고 분명히 밝히는 등 각 학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장단의 자정결의대회를 계기로 건전한 학교 만들기에 교육가족 모두의 공감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이와 더불어 교육청 차원의 지도감독도 강화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