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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대구시 북구 대현동 한 성인오락실에서 발견된 1만원권 위폐(사진 위)는 위폐 식별을 위한 '은선'까지 들어있는 등 '시각장애인 점자'와 '음영'을 제외하고 진폐와 흡사해 일반인들의 식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구시 북구 대현동 한 성인오락실에서 발견된 1만원권 위폐(사진 위)는 위폐 식별을 위한 '은선'까지 들어있는 등 '시각장애인 점자'와 '음영'을 제외하고 진폐와 흡사해 일반인들의 식별을 어렵게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덕기

돈 쓰기가 두려울 정도다.

1만원짜리 위조지폐 수백여장이 전국에서 나돌고, 5천원짜리 새 돈에 대한 불량 지폐 논란도 끊이질 안고 있다. 지난달 새 5천원권에 대해 사상 초유의 리콜조치가 내려진 후, 정부는 추가로 7장의 불량화폐를 발견했다. 이번주 안으로 '화폐 리콜'에 대한 종합 감사도 발표된다.

경기도 등 전국일대에 1만원권 위조지폐 1000여장 넘게 나돌아

15일 현재까지 1만원짜리 가짜 돈이 확인된 곳은 경기도 오산을 비롯해 천안, 목포, 대구 등 전국이다. 대부분이 성인 오락실에서 발견됐고, 아직 시중에서 유통된 경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경기도 오산시 성인오락실에서 914장의 가짜 1만원권이 나왔고, 화성에서도 270장이 오락실에서 발견됐다. 1만원짜리 가짜 돈은 올 들어 천안과 목포, 대구 등지에서도 나왔다.

한국은행 발권국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1만원짜리 위조지폐의 경우 두께나 감도 등을 보면 쉽게 위조된 것이 보일 정도"라면서 "조금만 신경 쓰면 눈으로도 구분이 된다"고 말했다.

진짜 1만원짜리의 경우 돈을 빛에 비춰보면 왼쪽에 세종대왕 초상화와 태극무늬가 나타나지만 가짜 돈에는 보이지 않는다. 또 가운데 은색 실선이 깔끔하게 처리된 것과 달리 조잡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경찰은 지난달 대구에서 발견된 위조지폐의 일련번호와 화성 등지에서 나온 지폐의 일련번호가 같다는 점에 따라 같은 수법의 범인이라고 판단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세탁 후 3미리미터 줄어든 5천원짜리 발견

사상초유의 '화폐 리콜' 조치가 취해졌던 새 5천원짜리 돈에 논란도 여전하다. 세탁물에서 나온 돈이 새 돈의 크기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홀로그램 등의 훼손 정도가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시에 사는 안아무개(35)씨가 최근 동네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5천원짜리 새돈이 다른 것보다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안씨가 제시한 새 5천원짜리는 빨래에 섞여 세탁된 것으로 보였고, 구김도 많이 간 상태였다.

문제는 이 돈이 실제 새돈보다 가로 3mm, 세로 1mm 정도 작은 것이다. 세탁의 강도에 따라 화폐의 크기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이 정도까지 줄어드기란 쉽지 않다.

이 매체는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신권은 면사로 만들어져 조금 수축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많이 줄었다는 것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안씨가 내놓은 새 5천원짜리는 줄어든 크기 이외에도 위조방지용 홀로그램도 심하게 훼손돼 있다. 세탁시 홀로그램의 훼손 논란은 그동안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한은 관계자는 "지폐가 만들어지는 원료의 속성상 세탁의 강도에 따라 크기 등에 변화가 있을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화폐의 통용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 새 5천원권 불량지폐 7장 추가 발견... 이번주 내 감사결과 발표

한편 지난달 사상 초유의 '화폐 리콜'에 대한 정부 감사 결과, 7장의 불량 지폐가 추가로 발견됐다.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지난달 23일 리콜 조치한 1517만장의 5천원짜리 새 돈 모두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7장의 불량 지폐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 가운데 5장은 홀로그램이 아예 없었고, 2장은 홀로그램 절반만 부착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발견된 불량 5천원짜리 돈은 모두 10장으로 늘어났다.

한은은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화폐 리콜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당시 한은쪽에선 조폐공사의 인쇄 절차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고, 홀로그램 등에 문제가 있는 불량 지폐가 최대 42장까지 나올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와 함께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조폐공사 대전 본사와 경산조폐창 등에 특별감사반을 파견해 감사를 벌였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감사를 벌인 결과 일부 관리소홀 등의 문제가 나왔다"면서 "이번주 안으로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기관과 부서 관계자 등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선 아직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징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 또다른 관계자는 "정확히 말하면 '화폐 리콜'이라는 표현도 맞지 않다"면서 "당시 해당기관에서 언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화폐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도 물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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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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