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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의 '전략통'으로 꼽히는 윤여준(사진) 전 여의도 연구소장이 한나라당에 쓴소리를 날렸다.

윤 전 소장은 한나라당내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새정치수요모임이 공동으로 17일 오전에 개최예정인 '지방선거와 한나라당의 진로를 위한 정책세미나'를 위한 발제문 '한나라당에 거는 3가지 기대; 지방선거 시점에서 한나라당의 진로를 생각하면서'에서, 현재 한나라당의 모습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시대정신 인식 못 하고 있다"

21세기의 시대정신을 '개방과 평화'라고 규정한 윤 전 소장은 "한나라당의 가장 큰 위기는 바로 시대성을 올바로 인식해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데서 초래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계속해서 "머리로는 시대정신의 흐름을 인식하면서도 가슴으로는 여전히 전 시대적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기 혼돈에 놓여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우리 시대에 맞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한나라당이 가진 자를 옹호하는 정당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가진 자를 옹호하는 정당으로 오해받을 행동을 한 것은 없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시대정신의 결여와 우군을 갖지 못한채 고립무원의 존재처럼 밀려나고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위기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시대정신을 잃은 정당은 정권을 장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같은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조직체계의 한계 ▲전략의 열세 ▲투쟁성의 결여 ▲헌신성의 부족 ▲연대성의 미흡 등 5가지를 지적했다.

특히 "지금의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시도지사, 각급 지방자치단체 의원이 되기 위한 조직체로 여겨지면서, 각종 정치적 직위의 공천이 정당의 유일한 역할처럼 돼 버렸다"면서 "원내중심의 조직이라는 것은 원외의 튼튼한 지원과 활동에서만 효과적인 의미를 갖게 되는데, 지금은 원내만 있고 원외는 없다"고 비판했다.

"지역구도, 보혁대결 등 익숙한 것과 결별하라"

그러면서도 윤 전 소장은 조언을 잊지 않았다. ▲시대정신과 사회구조의 상황인식에 적실성이 있는 정당으로 거듭 나야 한다 ▲단순히 시장과 공장, 고아원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정책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지역구도나 보혁대결 갈등에서 반사이익을 확보하려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리없는 다수의 아픔에 귀를 기울여서, 특정집단이나 세력만의 정당이 아니라 전 국민과 민족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한나라당은 그 어떤 정치세력보다 큰 항아리에 물을 가득 담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항아리속에 담긴 물"이라며 "그 물이 썩거나 오염된 물이라면 국민들은 가차없이 항아리를 깰 것이다, 그것이 2002년 대선패배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지지도는 반사이익"

윤 전 소장은 이와 관련한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 저런 풍파를 많이 겪은데다, 당을 떠난 사람이 잠자코 있지 이런 소리를 하느냐고 할까봐 조심스럽다"면서도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윤 전 소장은 "16대 의원 임기가 끝나고 당을 떠나면서, 그 전에는 만날 기회가 없었던 대학생부터 60대까지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아직 한나라당에 대해 지지를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고정지지층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여론조사 지지도 강세에 대해서는 "자세히 뜯어보면 반사이익에 기반한 것임을 알 수 있다"면서 "휘발성이 높은 것이고, 대선이 1년 반도 더 남았기 때문에 이에 기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립학교법과 관련한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제1야당이 국회를 버리고 장외투쟁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사건"이라며 "이런 투쟁을 하려면 단계적으로 압력을 높여서 국민들이 그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갑자기 확 나가버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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