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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는 16일 2001년 정리해고된 노동자 전원을 재입사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성재 노조위원장(왼쪽)과 닉라일리 사장(오른쪽)이 손을 맞잡은 모습.
GM대우는 16일 2001년 정리해고된 노동자 전원을 재입사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성재 노조위원장(왼쪽)과 닉라일리 사장(오른쪽)이 손을 맞잡은 모습.
차체를 용접하는 로봇이 바쁘게 일손을 놀리고 있다. 여기저기서 튀어오르는 용접 불꽃과 함께 그저 철판 조각에 불과했던 것들이 자동차의 모습을 갖춰나간다. 공장의 한켠에는 이미 조립을 마치고 예쁘게 색까지 입힌 차체가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다.

건너편 조립 2공장에서는 차체에 엔진을 탑재하고 바퀴를 끼우는 등 자동차에 각종 부품을 끼우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수만평에 달하는 공장에는 바닥에 깔려있는 벨트를 따라 차들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라인에 늘어선 노동자들은 밀려오는 차에 부품을 끼우고 나사를 조이느라 분주하다. 조립라인 사이사이로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는 차량도 덩달아 바삐 움직이고 있다.

GM대우차의 부평2공장, 지난 1월 첫 선을 보인 중형세단 '토스카' 생산라인의 모습이다. 이곳에서는 오는 4월에 출시될 GM대우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윈스톰'도 함께 제작하느라 공장은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2006년 3월 16일 부평공장의 풍경에서, 불과 5년전 대우그룹의 해체로 최종 부도를 맞으면서 1725명이 정리해고 당하고 가동이 중단됐던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GM대우 부평공장 정리해고자 전원 재입사

당시 해고됐던 노동자들 중 1081명은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따라 이미 공장으로 돌아왔고 나머지 650여명의 정리해고자들도 5월까지 모두 재입사할 예정이다. 이날 노사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은 "정리해고된 직원이 전원 회사로 돌아올 수 있게 돼서 무엇보다 기쁘다"며 "회사 출범 3년만에 회사가 안정적인 모습을 갖춰 옛 동료를 다시 부를 수 있었던 것은 상호신뢰와 존중의 노사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성재 노조위원장도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의 희생과 닉 라일리 사장의 행동으로 보여준 노사신뢰 형성 노력이 있었기에 회사가 조기에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아직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정리해고자를 모두 찾아 전원이 복직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이날 노사의 공동 기자회견은 굳건한 상호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

제너럴모터스(GM)은 2002년 7월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부평공장은 제외했다. 이에 따라 부평공장은 대우인천차라는 이름으로 GM대우의 위탁생산업체 역할에 머물렀다. GM은 당시 향후 부평공장 인수 조건으로 국제적 품질 수준 유지, 6개월 연속 주야 2교대 공장 가동, 노동쟁의 손실이 전 세계 GM공장의 평균 이하일 것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GM대우는 주야 2교대 공장 가동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음에도 작년 10월 대우인천차를 조기에 통합했다. GM측이 노사가 힘을 합친 대우인천차의 품질·생산성 향상과 안정된 노사관계를 높이 산 덕분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노사는 양측의 굳건한 신뢰 구축의 공을 서로에게 돌렸다.

회사 조기 정상화는 노사 신뢰가 밑거름

2001년 2월 20일 오후 대우자동차 노조원들과 가족, 전국 각지에서 모인 700여명의 노동자 가족들은 인천 부평역에서 대우자동차 공권력 투입 규탄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2001년 2월 20일 오후 대우자동차 노조원들과 가족, 전국 각지에서 모인 700여명의 노동자 가족들은 인천 부평역에서 대우자동차 공권력 투입 규탄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성재 위원장은 "노사관계의 열쇠는 사측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닉 라일리 사장은 노조와의 대화를 노사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회사의 미래까지 포함해 논의를 했다"며 "대화를 통해서 노조의 요구가 충족되는데 투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대우인천차가 조기에 통합될 수 있었던 것도 닉라일리 사장이 GM의 수뇌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닉 라일리 사장은 "앞으로도 노조와 신뢰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조가 회사의 계획을 알고 이해하는 것은 회사에 도움이 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노사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GM대우는 2002년 41만1573대에 그쳤던 판매대수를 작년에는 115만7857대로 끌어올렸고 647억원의 순이익을 남겨 첫 흑자를 달성했다.

정리해고자가 전원이 재입사하게 됨에 따라 부평2공장은 주야 2교대 가동에 들어가게된다. 이미 2교대 가동을 하고 있는 부평1공장(젠트라, 칼로스 생산)과 창원공장(마티즈, 다마스, 라보 생산), 군산공장(라세티, 레조 생산)과 더불어 완성차 전 공장이 풀가동 체제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GM대우는 올해는 작년보다 30% 증가한 15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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