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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6일 새만금 연안 주민들의 '끝막이공사 저지 투쟁대회'
ⓒ 부안21
대법원이 새만금 소송 상고 기각 결정을 내린 16일 오후 부안지역의 부안새만금생명평화모임(대표 서대석·53) 등 12개 단체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간척사업반대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대법원의 상소 기각 결정은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는 사법부가 제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건설자본의 발밑에서 복무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라며 "정치인들의 허무맹랑한 청사진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들바다공동체 회원인 조찬준(농업·47)씨는 "간척사업 처음 시작할 때 반대하던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았다"며 "닥쳐올 환경재앙에 부안사람들도 새만금 반대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안군 주산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표(부안새만금생명평화모임 사무국장·38)씨는 "작년 8월 300mm 집중호우로 동진강 유역 2만5000ha가 닷새 동안 물에 잠겨 3천억 원의 피해를 냈다"며 만경강·동진강 하구를 틀어막는 방조제가 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피해를 겪으며 농민들도 새만금 반대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은 오는 19일 새만금전시관 앞에서 새만금연안어민대책위와 함께 '끝막이공사 저지 투쟁대회'를 열 계획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명서] 새만금갯벌을 살리기 위한 싸움을 새로이 시작하며

오늘 대법원은 결국 다수 서민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외면한 채 소수 건설자본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이는 이 땅의 건설자본이 사법부마저 견제하지 못하는 무소불위의 힘을 지녔으며,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는 사법부가 제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이들의 발밑에서 복무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다.

이에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해온 부안사람들'은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새로운 각오로 방조제를 트는 운동을 시작하고자 한다.

새만금사업은 전북 도민들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농도 전북에 파고든 개발독재의 야바위 같은 속임수였다. 이들은 전북의 토호세력과 그의 나팔수인 지역언론, 행정관료들을 내세워 지난 15년 동안 부안과 이웃 고을들을 마음껏 노략질하였다. 숭어, 전어 펄펄 뛰던 포구가 사라졌고 자손만대 대물려 잡아도 다 못잡을 백합, 바지락, 동죽이 사라졌다. 방조제 33km로 전라북도 해안선의 60%를 틀어막는 동안 전북의 수산물 생산량은 3분의 1로 줄어들어 어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이 받은 보상금은 배를 시세대로 파는 값밖에 안되었으며 맨손어업의 경우 단돈 700만원이었다.

건설자본이 쌓아올린 방조제는 농민들의 목숨도 노리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피인 동진강 만경강 물줄기는 하구가 틀어막힌 채 토사를 내뱉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다. 60mm 폭우에 고부천이 범람했고 300mm 폭우에 곡창 김제평야가 닷새 동안 물에 잠겼다.

어디 이뿐인가. 33km 방조제를 쌓는 동안 우리 조상들의 뼈와 재인 산들이 사라져갔다. 아름다움을 뽐내던 고군산군도 섬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해창산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마한 백제 문화유산의 보고 배멧산과 천태산이 무너져 내렸고 석불산이 헐렸다. 내부개발 138km 둑을 쌓으려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산들이 또 헐려야 하는가.

방조제에 갇힌 물이 썩어가고 문전옥답이 물에 잠기며 갯것 하나 해올 바다가 없는 것을 보게 될 부안사람들은 건설자본, 정치인, 일부 언론의 허무맹랑한 청사진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하구역갯벌인 새만금갯벌을 살려자손 대대로 물려줄 생태사회를 모색하는 우리는 앞으로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하여 죽음의 방조제를 트는 일에 분연히 떨쳐 일어설 것이며 전라북도를 사지로 몰아넣은 자들을 낱낱이 기억하여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전북 도민 압살하는 새만금사업단 해체하라

서해어민 다 죽이는 방조제를 터라

2006년 3월 16일

부안새만금생명평화모임
갯벌배움터 그레
부안군농민회
부안군여성농민회
부안생태문화활력소
부안사회보험노조
부안영화제준비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안지회
민주노동당 부안지역위원회
산들바다 공동체
부안여성영상제작단 줌마
밥상을 살리는 모임 두리반

덧붙이는 글 | 허정균 기자는 부안새만금생명평화모임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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