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목요일(16일) 저녁 7시 명동에 있는 높은뜻숭의교회 청어람아카데미에서는 사회평론가 진중권씨를 모시고 '한국사회와 기독교'란 제목으로 강연을 열었다.
두 시간에 걸친 진중권씨의 강연은 쉴 사이 없이 터져 나오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기독교 교육을 받았고, 지금도 2주에 한 번씩은 어머니와 함께 교회 예배에 참석한다는 그는 도저히 기독교인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말들을 쏟아내었다.
"아버님이 목사로 계셨던 교회 옆에 무당집이 있었다. 하루는 그 집 무당이 찾아와 아버님에게 교회 십자가를 무당집 옆에서 좀 먼 곳으로 치워주기를 구했다. 이유인즉 교회 십자가가 무당집 옆에 세워진 후로 신이 내리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든 생각이 매일 신이 내리는 그 무당집의 귀신이 '예수 귀신'보다 더 영험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쪽으로 한번 가볼까 생각해봤다."
"판타지 글인 성경은 나에게 좋은 영감을 준다. 나는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성경을 통독한다."
"동정녀에게서 예수가 탄생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신화적으로 만들려 하다 보니 나온 것이다. 예수가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도 있었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었겠는가"
"교회가 오래전에는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가 교회에 대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다빈치코드' 영화 수입 반대는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어떤 사람이 '다빈치코드'의 소설 같은 내용을 현실과 혼동하겠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의 좌측에 있는 사람은 분명 마리아가 아니라 요한이다. 차라리 요한과 예수님의 동성애적 관계를 한번 연구해보는 것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강연 내내 제일 앞 자리에 앉아 진중권씨의 말 한마디를 놓치려 않던 그의 팬들은 위의 진중권씨의 말에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좋아했다. 하지만 그 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한 150명 가량의 젊은 참석자들은 쓴웃음만 짓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국사회와 기독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듣기 원했던 주최측과 청중들은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까지 해봤다던 유물론자 진중권씨의 진면목만 보고 온 것이 아닌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