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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건의 범죄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윤상림씨.
33건의 범죄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윤상림씨.
그런데 검찰은 윤씨를 구속한 직후 윤씨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1천만원권 수표 800여장을 현금화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 돈의 출처를 조사중이라고 밝혀 단순 '법조 브로커' 사건이 '게이트'로 비화되는 데 일조했다. 검찰은 또 기존 특수부 수사팀에 형사부 검사, 대검 계좌추적 인력 등까지 합류시키며 60여명에 달하는 '윤상림 특별수사팀'을 꾸려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

검찰은 그동안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최광식 전 경찰청 차장 등 경찰관 10여명, 변호사 10여명, 판사 2명, 정치인 1명, 기업가 20여명 등 총 40여명이 윤씨와 '수상한 돈거래'를 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죄혐의 유무를 조사해 왔다.

그러나 검찰이 윤씨 사건을 수사한 지 4개월이 지난 지금, 검찰은 막상 윤씨가 이해찬 국무총리 등과 어울려 '로비성 골프'를 친 것 등 '범죄'와는 무관한 공직자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밝혀낸 것 말고는 '수상한 돈거래'에 대한 별다른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 8일 검찰이 약식으로 브리핑한 현재까지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윤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된 의심스러운 자금의 규모는 45억원 가량 된다. 검찰은 이 가운데 지금까지 약 27억원에 대해 30여개의 범죄 혐의를 적용해 윤씨를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윤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사기 등 5건의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 윤씨에 대한 기소는 지난해 12월 이후 7번째이며, 지금까지 기소된 범죄혐의만도 33건에 이른다. 윤씨 그 자체가 '걸어다니는 범죄백화점'인 셈이다.

이 가운데는 '알선수재' 혐의가 가장 많았고 사기·공갈 등 혐의를 적용한 것도 적지 않다. 주로 검·경을 대상으로 수사 무마 청탁 및 경찰 간부 인사 청탁 명목의 알선수재와 수사무마 명목의 갈취, 그리고 건설공사 수주 알선 명목의 사기 등이다.

수상한 돈거래 이상 그 무엇이 나올까

검찰은 이미 기소한 27억원을 뺀 나머지 18억원에 대해서도 "문제의 45억원 가운데 범죄와 무관한 돈은 없다"며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 또한 '수상한 돈거래'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은 지난 17일 구속한 윤씨의 운전기사 양모씨를 통해 윤씨가 각계 유명 인사들과 돈거래한 내역이 적힌 금전장부를 작성해놓은 정황을 잡고 이 장부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어 이 장부의 확보 여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윤상림 게이트를 황우석 게이트와 국정원 도청 X파일 사건과 함께 '노무현 정권의 3대 권력형 부패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국정조사를 벼르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도 사실 '비리'보다는 '커넥션'을 폭로하는 데 주안을 두고 있다.

검사 출신으로 한나라당 윤상림 게이트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성영 의원이 윤씨 사건을 단순 사기사건이 아니라 권력형 부패의 하나로 규정하고, 권력 깊은 곳에서 윤씨를 비호한 '몸통'으로 '대통령의 최측근인 두 K씨'를 흘리면서 윤씨의 청와대 출입기록을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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