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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대체 : 20일 낮 12시 5분]
의원직 고수한 채 법정 대응...'성추행 사실 인정?' 질문에 '함구'
지난 달 24일 자당 출입기자(여)를 성추행한 이후 잠적했던 최연희 의원(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20일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 공개 사과했다. 공개석상에 최 의원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22일 만이다.
최 의원은 "여기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를 드린다"고 했으나 의원직 사퇴에 대해 입을 다물었고,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함구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법적 판단에 따르겠다"며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 판단을 그때까지만이라도 잠시 유보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해 의원직를 고수한 채, 법적 대응에 임할 것임을 드러냈다.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판단 유보해달라"
이날 오전 11시 정각에 국회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선 최 의원은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드리며 저를 그토록 아껴주신 지역주민들께도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또한 최 의원은 "무엇보다 당사자이신 여기자분에 대하여는 아무리 술자리에서의 과음상태라 하더라도 저의 큰 잘못과 과오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드려 이 자리를 빌어 진정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또 최 의원은 "특히 여기자분께는 시간을 허락하여 주신다면 정중히 다시 사죄토록 하겠다"며 "본인의 부덕으로 동아일보와 기자분 모두에 누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하며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의원직 사퇴촉구결의안을 발의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번 일로)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저의 모든 열정과 애정을 다 바쳐 일해왔던 한나라당을 당직도 모두 내어놓고 눈물을 삼키며 제 스스로 떠나야만 했다"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동료 의원들에 의해 사퇴촉구결의안이 발의됐다는 사실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의원은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도 든다. 무엇을 위해 일에만 묻혀 살아왔는지 깊은 회한도 든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또 "지금까지 국민의 공복으로서 그리고 지역의 대변자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최선을 다해왔다"며 "보좌진들에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우리 공무원들은 월급에 부끄럽지 않게 항상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독려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또 최 의원은 "그동안 언론의 보도를 통해 어느새 저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었고 몹쓸 놈이 되어 버렸다"며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께 한번만 물어봐 주시기 바란다. 여태까지 결코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장 앞에 울려퍼진 "성추행범 사퇴하라"
최 의원은 가족들을 언급하면서는 목이 메이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지난 몇 주간 제 혼자서 심적인 공황상태를 벗어나보고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뼈를 깎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다"며 "그럴 때마다 저를 항상 격려해 주셨던 지역 주민들이 떠올랐고 주말도 없이 일에 묻혀 애비 노릇 한번 제대로 못했던 자식들과 가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한의 눈물만 흘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 의원은 A4 1쪽 분량의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간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황급히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회견장 바깥에서는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소속 여성 당원 5명이 "성추행한 최연희 의원 사퇴하라" "당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최 의원의 의원직 고수 의사를 비난했다.
다소 핼쑥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최 의원은 이날 남색 바탕에 빨간 줄무늬 셔츠에 진회색 니트 조끼와 진회색 재킷 차림이었다.
한편, 최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피해자는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일단 회견 내용을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최연희 의원의 사과문 전문이다.
사죄드립니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여러분께 사죄드리며, 저를 그토록 아껴주신 지역주민들께도 용서를 빕니다.
무엇보다 당사자이신 여기자분께 대하여는 아무리 술자리에서의 과음상태라 하더라도 저의 큰 잘못과 과오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드려 이 자리를 빌어 진정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지금까지 국민의 공복으로서 그리고 지역의 대변자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최선을 다 해 왔습니다. 보좌진에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우리 공무원들은 월급에 부끄럽지 않게 항상 열심히 일해야한다고 독려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지난 몇주간 제 혼자서 심적인 공황상태를 벗어나보고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뼈를 깍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항상 격려해 주셨던 지역 주민들이 떠올랐고, 주말도 없이 일에 묻혀 애비노릇 한번 제대로 못했던 자식들과 가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한의 눈물만 흘려야 했습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저의 모든 열정과 애정을 다 바쳐 일해왔던 한나라당을 당직도 모두 내어놓고 눈물을 삼키며 제 스스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평소 함께 일하면서 저를 잘 알고 계시는 동료 의원들에 의해 사퇴촉구결의안이 발의됐다는 사실도 들었습니다.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도 됩니다. 무엇을 위해 일에만 묻혀 살아왔는지 깊은 회한도 듭니다.
제가 60평생 온갖 정성을 다 쏟아 지역과 사회를 위해 쌓아온 공든 탑은 하루아침에 모두 무너질 지경이 되었으며, 그동안 언론의 보도를 통해 어느새 저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었고 죽일 놈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 눈물로 호소드립니다.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께 한번만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태까지 결코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지 않았습니다.
지난 주에 동아일보 기자분들이 검찰에 고발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에 따른 법의 판단을 따르겠습니다. 다만 국민의 공복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 왔던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 판단을 그 때까지만이라도 잠시 유보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과 여기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여기자 분께는 시간을 허락하여 주신다면 정중히 다시 사죄토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식점 주인 운운으로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모든 분들께 그것은 결코 저의 진심이 아니며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아울러 본인의 부덕으로 동아일보와 기자분 모두에 누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하며 사과드립니다.
[1신 : 20일 오전 10시 40분]
11시 국회서 기자회견 예정... 발표 내용 관심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21일 동안 잠적해온 최연희(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국회 법사위원장) 의원이 20일 오전 11시 국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다.
당초 이번 주나 다음주 중 지역구(동해삼척)에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간을 앞당겨 전격적으로 국회에서 열리게 된 것이라 발표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 기자회견을 동영상 생중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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