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를 보자. 세 신문 모두 이해찬 전 총리가 단연 1위다. 보도가 시작된 시점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차이가 너무 심하다. 세 신문을 더하면 이해찬 전 총리 24회고, 최연희 의원과 이명박 시장은 각각 4회, 3회다. '조중동'의 판단 기준에는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가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보다 더 큰 죄가 되는 걸까?
도표에서 '동시 등장'은 이해찬 총리와 다른 정치인이 함께 등장한 경우를 뜻한다.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 때문에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이 가려졌다거나, 이해찬 전 총리나 이명박 시장의 테니스나 마찬가지라는 식의 그림들이다. 때문에 동시등장까지 포함한다면 이해찬 총리는 지난 한 달 동안 이틀에 한번 꼴로 매일 등장한 것이다. 특히 <동아일보>에서는 3월 4일 이후 11일 동안 단 하루도 빼지 않고 이해찬 총리가 등장했다.
<동아일보> 자사 기자가 당했음에도 소극적 대응
최연희 의원이 성추행한 여기자는 <동아일보> 소속이다. <동아일보>는 자사 기자가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연희 의원에 대해 다른 언론에 비해 훨씬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만평만 본다면 이해찬 전 총리가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 한 게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
그에 반해 성추행을 저지른 최연희 의원은 <중앙일보>에 세 번 나왔을 뿐, <조선일보>에는 한 번 등장했고, <동아일보>에는 단 한번도 등장한 적이 없다.
이해찬 총리의 사례와 비교되는 이명박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앙일보>에 두 번, <조선일보>에 한 번 등장했고, <동아일보>에는 역시 한 번도 없다. <동아일보>에 이명박 시장이 등장한 것은 이해찬 의원과 함께 스치듯 나온 3월 23일자 만평이 유일하다.
'조중동'은 스스로를 '비판신문'이라 주장하지만 그 비판이 오직 정부여당만을 향하고 있다는 것은 누차 지적한 바 있다. 성추행을 해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해도 야당(한나라당)이라는 이유로 언론의 비판에서 자유롭다면, 그 야당이 대안일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상대에 따라 잣대가 달라지는 보도 행태가 계속되는 한 '조중동'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묶어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굽은 언론을 가리키는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조중동', 부끄럽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