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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엠대우차 창원공장 30미터 철탑 위에는 권순만 지회장 등 3명이 고공농성 중이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회사에서 음식을 올려주더라도 받지 않을 것이다. 회사는 안전을 위한다면서 비정규직을 탄압하고 있다."

22일부터 5일째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이하 GM대우) 창원공장 30m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권순만(34) 금속노조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장과 25일 오후 전화통화를 했다. 전화통화는 24일 고공농성에 합류한 조합원 진환(31)씨의 휴대전화를 통해 이루어졌다. 현재 철탑에는 오성범(27)씨와 함께 3명이 고공농성 중이다.

권 지회장은 "GM대우가 한 행동은 정말로 열 받는 일 뿐"이라면서 "말로는 안전을 챙긴다며 안전펜스를 설치하면서 철탑 밑 천막에서 지키고 있는 노조 지회 간부들을 폭력까지 행사해 가면서 쫓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GM대우는 안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오로지 비정규직을 탄압하기 위한 행위들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5일 밤 11시30분경 노조 지회 간부들은 모두 공장 바깥으로 밀려난 상태다. 이에 26일 철탑 주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GM대우 창원공장 사측은 26일 새벽 철탑 아래에 안전펜스를 설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만 내고 있으며, 일체의 언론사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권 지회장은 철탑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전화통화를 통해 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GM대우 사측은 철탑 중간에 안전펜스를 설치했다. 26일에는 철탑 주변 바닥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컨테이너 주변에는 철조망을 설치해 놓았다고 했다.

또 그는 "안전펜스를 친 것도 모자라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고 떨어지지 않게 바닥에 용접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노총 등 바깥 노동단체들이 컨테이너를 끄집어낸 뒤 공장 안으로 들어와 철탑 주변까지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사측에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3명은 25일 저녁부터 먹을거리가 공급되지 않아 비상식량으로 허기를 채우고 있다. 노조 지회 조합원들이 철탑 아래에서 먹을거리를 챙겨 밧줄을 매달아 올려주었는데, 25일 저녁부터는 이 같은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 권순만 지회장.
ⓒ 윤성효
권 지회장은 "생수 다섯 병과 초콜릿 몇 개가 고공농성 현장에 있는 비상식량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비상식량을 조금씩 먹으면서 지내고 있다"며 "오늘 아침부터 회사에서는 먹을거리는 해결해 주지 않으면서 오직 컨테이너 설치 등의 작업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지회장은 "우리는 해고자 복직과 노조 인정이 요구사항인데, 회사는 아무런 요구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면서 "노조 지회 사무실은 엄연히 법에 보장되어 있는데 회사는 어제 저녁에 강제로 침탈해 불법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권 지회장은 "여기에 밥 먹으러 올라온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회사에서 음식을 올려주더라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회사에서 올려주는 음식을 받지 않을 경우 회사는 진압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높아서 그런지 바람이 많이 불고, 밤이 되면 좀 춥다"면서 "그러나 비정규직이 당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3명은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권 지회장과 오성범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결혼한 진환씨는 부인이 25일 오후 GM대우 창원공장 정문에 찾아와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GM대우 창원공장에는 6개(국제·종합·청우·달마·세종·대정) 하청업체에 10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었는데, 지난해 9월 '대정'이 폐쇄했다. 노동부는 2005년 3월 GM대우 창원공장에 대해 '불법파견'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노조 지회는 2005년 4월 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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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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