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는 3월 25일자에서 '신문으로 경제공부 새 트렌드'라는 제목의 기사로 1면의 반을 할애했다.
내용은 경제신문이 가정에서 자녀 교육수단으로, 중·고·대학교에서 학습교재로, 기업체 회의석상에서 회의자료로, 주부들의 재테크 학습교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뒤이은 7면 관련기사에서는 '교과서 밖 지식 너무 재밌어요', '신문 꾸준히 읽으면 논술준비가 저절로'. '동아리활동·수업교재로 인기', '日 국민 81% 신문서 지식 얻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면에 걸쳐 실어 경제신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고·대학교를 비롯해 외국의 경제신문 활용사례를 소개한 7면 내용 역시 1면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그 사례별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일 뿐이다.
매일경제에서 장장 다섯 꼭지의 기사를 1면과 7면에 두 지면 가까이 다룬 것은 어떠한 까닭일까? 진정 경제신문으로 경제공부를 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라서? 아니면 그 활용 폭이 급격히 늘어서?
그 까닭은 매일경제 자사의 퍼블리시티(홍보성 자료...편집자 주)를 위함이다. 매일경제 기사는 신문으로 공부하는 것이 새 트렌드라며 그와 관련된 사례들을 제시, 마치 신문으로 그것도 경제신문으로 공부하는 것이 새로운 일인 양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신문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닐뿐더러 최근 그 경우나 활용 폭이 더 넓어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최근 인터넷 매체의 급성장과 보편화로 정보 검색과 인터넷 뉴스, 전문 웹사이트를 통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더욱 그런 경향을 의식한 듯 방송, 인터넷과 비교해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정제된 지식은 신문에 있다', '오려두고 오래 볼 수 있기 때문에 토론과 시사분석 수업에 알맞다'는 등 공부 도구로서 신문의 적합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기사가 퍼블리시티라고 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신문 중 유독 경제신문으로 하는 공부만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신문 중 매일경제로 말이다. 1면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은 한 눈에 매일경제를 보고 있음을 알 수 있고, 7면 기사의 사진에서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기사 중간 중간 어디서 매일경제를 보고 있다는 식의 문장이 반복된다.
매일경제의 이번 기사는 쉽게 말해 '매일경제 보세요'다. 경제신문에서 경제신문 그것도 매일경제로 공부하라고 할 만큼 종이신문 매체의 붕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배경이 있겠지만 이렇듯 1면부터 대놓고 자사를 퍼블리시티 해도 될 만큼 독자들은 무지하지 않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보수언론이라는 종이신문에서 이리도 윤리적이지 못한 것을 탄식하기엔 이미 신문 판매를 위해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를 때 자존심을 버린 듯하여 늦지 않았나 싶다.
덧붙이는 글 | 본인의 홈페이지자, 1인 웹진인 '곱씹다(www.gobsibda.com)'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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