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엎드린 2월의 등 위에 서 있는 1월은
온 힘으로 하늘을 이고 있는 기둥 하나,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하더니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구나.
하늘과 땅이 금이 가고,
천지개벽으로 부서지고, 벌어져
갈라지는 껍질 사이로
용암이 뭉클뭉클 솟구쳐
火山이 花山이 되어
드디어 시뻘건 용암, 꽃물이 봇물처럼 흐른다.
봄은 그렇게 지각변동의
깨진 틈새에서 솟아나는 것이다.
죽은 나무, 껍질 속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린, 땅속에서
꿈과 생명이 꿈틀거리다가,
아기 밴 여인의 뱃살 갈라지듯
모세의 지팡이로 홍해 바다가 갈라지듯
갈라진 틈새로 분만하는 거다.
껍질을 뚫고 나오는 새싹이며 꽃망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한잎 두잎 피는 듯하지만
이 장면을 빠른 속도로 돌리면
새싹 돋는 것이,
꽃망울 틔우는 것이
지각을 뚫고 솟아나는 화산 폭발 같고
그 소리 또한 천지창조의 음향 같아라.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는,
봄의 소리 왈츠는,
비발디 사계 중에 봄은,
귀로 듣는 음악이라면,
천지가 개벽하고 지각이 변동되고
틈새 벌어진 껍질 뚫고 솟는
火山같은 花山의 분출 소리는
마음으로만 들리나니,
땅 갈라진 틈새로 올라오는 花山이
나무들 껍질을 뚫고 솟아나는 花山이
마치 천지창조처럼
하느님의 음성에 따라
꽃불이 되고, 꽃 용암이 되고, 꽃 왈츠가 되니
봄은 봄이로구나….
덧붙이는 글 | 남도의 花山은 마치 火山처럼 분출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