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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3월 31일 새벽 4시]

터키 아메드 격렬시위 3일째...3명 추가 사망


터키 동남부 아메드(디아르바크르)시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하는 격렬한 시위가 3일째 계속되고 있다.

시위대를 향한 경찰과 군의 총격 등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다시 조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제는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9일 사망한 이들의 장례가 치러진 30일(현지시각) 아메드에서는 다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렘지 차그리(17) 등 쿠르드인 3명이 사망했다.

▲ 17세 소년 렘지 차그리가 총에 맞아 옮겨지고 있다
ⓒ Azadiya Welat
▲ 총에 맞은 쿠르드인. 이 사람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Azadiya Welat
아메드 시내 곳곳에는 군과 경찰이 주요 시설에 대한 삼엄한 경비를 서는 한편,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군인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터키 경찰과 군의 이런 과잉 진압은 시위를 격화시키고 있으며, 30일 시위에서는 화염병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진압 과정에서 부상자를 후송하기 위해 구조신고를 해도 구급차가 도착하지 않아 정부가 구급차마저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경찰과 군은 시위대를 향한 사격으로 사상자를 발생시켰지만, 새총을 이용한 투석, 최루탄 직격 발사 등으로 인한 부상자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 시위대를 향해 조준하고 있는 군인들
ⓒ welat
▲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새총으로 투석하고 있다.
ⓒ welat
▲ 시위대를 향해 조준하고 있는 군인들
ⓒ welat
▲ 최투탄을 직격으로 배에 맞고 부상한 쿠르드인.
ⓒ welat
시위가 모두 종료된 현재(밤 9시 40분)에도 총성이 들리고 있으며, 시위 참가자 색출이라는 이유로 무단 가택수색을 하는 등 인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에게 '형제의 나라'라고 불리는 이곳 터키는 지배자들이 민중을 억압하는 방법까지 그대로 닮았다. 터키 정부는 형제의 나라 한국에서 발생했던 80년 오월 광주민중항쟁을 기억하고, 더 불행한 일이 발생하기 전에 과잉 진압으로 시위대를 자극하지 말고 그들의 분노를 풀어줄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시위현장 근처에 떨어져 있던 탄피.
ⓒ welat


[1신: 3월 30일 밤 10시]

터키 군-쿠르드족 충돌... 사상자 속출


터키 아메드(디아르바크르)에서 무방비 시위대에게 군대가 총격을 가해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등 혼란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시작은 2006년 3월 25일 터키 동부 빙골지역에서 터키군이 쿠르드 노동당(Partia Karkaren Kurdistan/PKK) 소속 게릴라 14명을 사살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PKK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위해 무장을 하고 산악지역을 근간으로 게릴라로 활동하다 1999년 이후 무장투쟁과 분리독립을 공식 포기하고 터키 정부에 상호 공격행위 중단, 평화협정 체결, 쿠르드 민족 문화 말살 중단, 자치 허용 등을 주장한 단체다.

그에 반해 터키 정부는 PKK의 평화협정 제의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PKK의 근거지인 이라크 영내에까지 군대를 파견하여 PKK를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사살된 게릴라 14명 가운데 4명이 아메드(디아르바크르) 태생이었다. 충돌은 3월 28일 이들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도중 일어났다. 경찰과 시위대 중 누가 먼저 공격했는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 날 시위에서 쿠르드인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의 시위는 밤늦게까지 격렬하게 진행되었다. 경찰은 피를 흘리며 연행되는 시위대를 지속적으로 구타하는 한편 시위대를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 또 시위현장의 가로등을 끄기 위해 인근 지역을 정전시키고 진압을 진행했다.

▲ 시위대가 현 터키 집권여당인 정의개발당(AK Parti) 디아르바크르 지부 사무실을 공격하고 있다.
ⓒ Welat
▲ 시위대가 터키 국립은행을 방화했다.
ⓒ Welat
▲ 시위대를 향해 돌을 던지는 군대. 28일 군대는 시내 요처의 경비업무에 동원되었다.
ⓒ Welat
▲ 시위대를 구타하며 연행하고 있는 경찰. 이 사진을 찍는 와중 경찰이 총구를 들이대며 위협했다.
ⓒ Welat
다음 날인 3월 29일도 시위가 계속되자 터키 정부는 제21기계화여단과 특수부대원을 투입했다. 이날 시위로 10여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드 시내는 상가 철시 등으로 텅 빈 도시마냥 을씨년한 가운데 간간이 나타나는 시위대와 이들을 진압하려는 군과 경찰의 장갑차가 활주하고 있을 뿐이다.

오늘(3월 30일)도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자세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살인' 진압과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되풀이되고 있다.

▲ 시위 진압에 동원된 군. 군은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다.
ⓒ Welat
▲ 총을 맞은 시위 참가자. 군 발포로 1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Welat
쿠르드 민족은 터키 동부지역, 이라크 북부지역, 시리아 북부지역, 이란 서부지역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천년을 살아온 민족으로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식민상태에 있다가 유럽전쟁(제1차세계대전) 당시 분리독립을 약속받고 영국의 동맹군으로 참전했다.

당시 영국은 자국의 이익과 터키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쿠르드 독립의 약속을 저버렸고 쿠르디스탄의 광범위한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터키는 지난 80년간 지속적으로 쿠르드인들을 탄압해 왔다.

구성원을 단일민족이라고 헌법에 명시한 터키 정부는 쿠르드인을 '동부 산악 터키인'이라고 명명하고, 쿠르드 관련 자료의 일체 소각 등 문화 말살, 쿠르드어 사용금지 등의 정책을 취했다가 몇 년 전부터 쿠르드어를 사용케 하는 등 억압을 다소 완화했다.

이는 터키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터키가 가입을 열망하는 EU가 사이프러스 문제와 함께 쿠르드족 탄압을 문제 삼아 터키의 EU 가입을 지연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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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 연구자로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으면서, 동네문화기획자로도 활동중입니다. 튀르키예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안경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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