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못하고 성가실까 봐 걱정했는데 꾀도 안 부리고 일 잘하네?"
"우리 조합원들의 일년 농사가 달렸는데 당연하죠!"
일손이 모자라 못자리 준비에 차질이 생긴 화순위탁영농(대표 조준성)에 지난 4월 1일 뜻하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화순읍에 있는 600여 농가 60여만 평의 논을 위탁경영하고 있는 화순위탁영농의 대표 조준성씨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상토작업과 육묘를 해야 할 시기에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5·31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농사일보다 상대적으로 일이 쉽고 보수가 높은 선거판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때문이다.
화순위탁영농은 당초 지난달 말까지 상토작업을 마치고 4월부터 육묘를 시작해 5월 초순에는 못자리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상토작업에 차질이 빚어져 이달부터 시작하려던 육묘가 늦어지는 등 올해 영농에 비상이 걸렸다.
이 소식을 들은 이형권 화순농협조합장은 4월 1일 아침 일찍 2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화순위탁영농을 찾았다. 이형권 조합장은 "지역농협이 조합원들을 위해 있는 것인데 부족한 일손 때문에 조합원들의 일년 농사가 차질을 빚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직원들과 봉사활동에 나섰다"며 "조합원들이 잘 돼야 조합도 잘 되는 것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이 조합장은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조합원을 위한다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준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4월 한달간은 휴일을 반납하고 일손이 부족한 조합원들의 농가에서 봉사하기로 직원들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날 이형권 조합장과 20여 명의 화순농협 직원들이 한 상토는 5천여 상자로 위탁영농 직원들이 3일간 해야 하는 양이다. 이는 오늘 봉사활동에 젊고 건장한 남자 직원들이 많이 참여해 꾀부리지 않고 제 일같이 했기에 가능했다.
육묘에 사용할 볍씨를 소독하고 싹을 틔우기 위해 물에 담그는 일도 이들이 도맡았다.
조준성 대표는 "일손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 일손을 구하지 못해 올해 농사에 차질이 우려됐는데 직원들이 일손을 거들어줘 조금 늦긴 했지만 이번 주부터는 육묘에 들어갈 수 있어 한시름 놨다"며 어려운 시기에 힘을 보태준 화순농협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