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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농업정책 및 창업 박람회장
2006 농업정책 및 창업 박람회장 ⓒ 이종혁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06 농업박람회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박람회는 농업정책관련, 창업관련, 귀농관련 크게 3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많은 부스들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바로 보이는 것이 정부정책 관련 부스들이었습니다. 식량정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곳에서 농림부 농산 경영과 직원 2명에게 녹취한다는 것을 미리 이야기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주변이 행사장 앰프소리로 매우 시끄럽고 미리 물어볼 내용을 정리하지 못해 좀 겉도는 이야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쌀 개방에 대해서 농림부에서 가진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을 듯해 여기에 소개합니다.

정부정책관련 부스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정부정책관련 부스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 이종혁
- 쌀 수입개방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식량 자급정책이 있는지요?
"경쟁력을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규모화와 고품질화, 쌀 소득보전 직불제 등의 보조금으로 소득보전해 주면서 경쟁력을 키울 것입니다."

- 식량자급률을 몇 %까지 만들겠다는 목표치가 있는지요?
"우리가 말하는 목표치는 칼로리 목표치입니다. 우리 국민이 하루에 섭취하는 영양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입니다. 쌀에서 얼마 콩에서는 얼마 그래서 일인당 하루에 몇 칼로리 이런 식으로 자급률을 산정합니다. 국내 생산량 대비 소비량으로 수입산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작년의 경우 쌀, 감자는 100%에 가깝고 밀은 0.1%정도 됩니다. 이런 식으로 40%를 맞출 것이냐 50%를 맞출 것이냐를 계산하는 것이지요(몇 %가 목표인지는 확인하지 못하고 계속 이야기가 진행됐습니다)."

- 대규모 농업을 하는 소수의 농가로 쌀 생산량을 지금처럼 유지할 수 있을까요?
"현재 논의 면적이 백만 헥타르 정도 됩니다. 2010년까지는 점점 줄어 80만~85만 헥타르 정도로 예상됩니다. 6헥타르 정도 짓는 쌀 전업농가 7만 명을 육성해서 42만 헥타르 정도는 쌀 전업농에 맞기고 나머지는 남아있는 소규모 농가에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규모화, 전문화로 경쟁력 가진 전업농을 육성하는 것이 주 대책이라면, 소규모 농가가 살아남아서 나머지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소농이 무너지면 쌀 생산 면적의 절반 이상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 쌀 수입가격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농가가 버틸 수 있을는지요?
"수입쌀은 들여온 가격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수입부과금을 붙여서 국산 중급 정도 가격에 팝니다. 20kg 쌀이 4만5천원~5만원 정도 되는데 중간정도로 보아 4만8000원으로 봅시다. 결코 수입쌀이 싸게 유통되는 것이 아닙니다."

- 수입부과금이란 것이 해가 지날수록 줄어드는 것인지요?
"어차피 국내 쌀 가격도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국내 쌀이 수입쌀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선에서 유지될 것입니다. 수입쌀이 들어오면 국내 쌀값이 폭락할 거라고 예상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 쌀 농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소득이 올해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부는 쌀 목표가를 80kg당 17만83원으로 잡습니다. 지난해 평균가격으로 80kg에 14만3천원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2만5천원 정도 직접지불제나 변동지불제로 지원하면 16만5천원 정도 합니다. 목표치인 17만83원의 97.3%까지 됩니다. 농가에서 농사지어 16만5천원 정도하면 나쁜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 기타농산물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됩니까? 식량이라고 하면 어떤 작물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요?
"쌀, 보리, 감자, 콩, 옥수수 등의 곡물을 이야기 합니다. 과채류나 축산물을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 이후에 유가 변동이나 세계적 작물흉작으로 인한 위기가 왔을 때에도 우리나라가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위기 시에 정부가 마련하는 대책이 있습니다. 정부 정책대로 준비하면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농사짓는 사람이 점점 줄어듭니다.
"노령화가 많이 되어 있습니다. 5~7년 후면 토지 보유만 하고 농사는 전문적으로 짓는 사람들만 하게 되는 세상이 오게 됩니다. 미국이나 선진국 처럼요.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수입개방 반대투쟁을 하는 농민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농가에서 좀더 혜택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바쁜 농부들은 그럴 시간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정책을 잘 활용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농촌에 가 보면 30대 40대 억대 부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규모를 갖추고 경쟁력 있는 농가를 육성할 것입니다. 농민들도 그 분야의 최고가 되어야합니다."

정부정책, 창업, 귀농관련 주제로 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정부정책, 창업, 귀농관련 주제로 박람회가 열렸습니다. ⓒ 이종혁
그날 만났던 공무원들은 자신감 있게 식량정책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현장의 우려와는 너무 동떨어진 듯한 정서에 좀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수입개방 반대의 목소리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당혹스럽습니다.

식량의 문제, 먹고사는 문제는 우리의 미래가 달린 문제입니다. 아무리 규모화의 경쟁력을 키운다 해도 외국과 규모에 있어서 경쟁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규모화된 영농을 하면서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하지 않는 농사를 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쌀값을 보조해서 소득을 보전해 준다고 하지만 농산물이 시골에서 팔리지 못하고 쌓이는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생산 과정을 알기 어렵고 장기간 이동으로 물류과정이 의심스러운 수입농산물로 우리의 건강과 미래를 지킬 수 있을까요?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우리 쌀을 먹지 않으면, 나중에 어쩔 수 없이 수입에만 의존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에너지 위기, 식량위기의 시대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외국으로부터 식량을 수입할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소수가 대량경작으로 국민을 먹여 살리는 정책 보다는 죽어가는 농촌에 사람이 살 수 있고 그 사람들이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지으며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그런 정책이 아쉽습니다.

덧붙이는 글 | 부산 귀농학교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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