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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혹시 영화 좋아하신 분 있으세요. 필요하시면 할인권 드릴게요.”
“정말이세요?”
“얼마나 할인이 되는데요?”
“무조건 다 주는 거예요? 우와!”

이쪽저쪽에서 탄성이 터진다.

“저희 고용안정센터와 롯데시네마가 고용안정센터를 이용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할인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협약체결을 했거든요. 할인 금액은 2000원이고, 일부 자체행사가 있을 경우 제한이 있기도 하지만 할인카드와 중복사용도 가능합니다. 단, 전국에 있는 롯데시네마에서 혜택을 받으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광주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어요.”
“저도 주세요.”
“두 장 주시면 안돼요?”

영화 특별할인권을 드리자, 취업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러 왔는데, 할인권까지 받아가니 너무 좋다고 한다.

▲ 시네마 서비스 협약식
ⓒ 이명숙
고용안정센터와 롯데시네마가 구직자들을 위한 영화관람 특별할인제휴를 맺게 된 데는 배경이 있다. 2월 초순경, 성취프로그램을 끝내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2005년 5월에 프로그램을 수료한 김성기씨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머, 오랜만이에요.”
“진즉 찾아뵈려고 했는데 이제야 왔습니다.”

양복 윗주머니에서 꺼내 건네준 명함에는 롯데쇼핑(주)시네마사업본부 김성기 매니저라고 적혀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롯데시네마에 취업했다는 소식 들었어요.”
“죄송해요. 바로 오려고 했는데.”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회사 생활은 어떤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성기 매니저가 “혹시, 고용안정센터를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영화할인혜택을 드리면 안될까요?”라며 넌지시 말을 꺼냈다. 순간, 귀가 번쩍 뜨였다.

“할 수만 있다면 좋죠. 그런데 가능해요.”

김성기 매니저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김성기매니저와 고용안정센터의 인연은 2005년 4월로 올라간다. 실업급여를 받으러 왔다가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구직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담당자의 권유로 2005년 5월에 성취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다. 5일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성취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동안 자신의 능력과 장점을 파악하는 방법, 이력서, 자기소개서, 면접에 대한 구직기술들을 습득하면서 재취업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

롯데그룹에 입사하게 된 김성기씨는 롯데쇼핑(주)시네마사업본부에 발령을 받았다. 직장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김성기 매니저는 그동안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일들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싶었다.

“어디나 제휴하면, 돈이 많은 데나, 잘 나가는 데하고만 하려고 하는데요. 생각해 보면, 진짜로 혜택이 필요한 사람은 돈이 없는 분들이잖아요. 고용안정센터에서 다양한 도움을 받으면서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취업을 하면 고용안정센터에 오신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을까하는.”

김성기 매니저는 롯데시네마 사업본부에 근무하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다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구직자들 중에서도, 저처럼 스트레스를 영화로 푸는 사람도 계실 것이고, 다른 분들에게 혜택을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용안정센터를 이용하는 분들에게 할인혜택을 드리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성기 매니저는 자신이 고용안정센터를 이용하면서 실직경험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안다며 그 분들을 위해 일을 추진하고 싶다고 했다.
광주종합고용안정센터와 롯데시네마 광주관 영화할인 협약은 이렇게 고용안정센터를 이용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탄생했다.

2006년 2월 14일 협약체결 후 영화할인혜택을 이용하는 구직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취업에 대한 각종 정보뿐만 아니라 문화생활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는 구직자들의 긍정적인 답변을 들으면 마음까지 흐뭇해진다.

고용안정센터를 이용하신 분들이 취업 후 인사담당자가 되어 직원을 채용하러 오실 때나 김성기 매니저처럼 구직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분들을 만나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더 따뜻해져 있음을 느낀다.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날려 척박한 땅에서도 꽃을 피우듯 이 땅의 구직자들이 취업이 되어 더 많은 구직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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