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 사회에 여전히 야학은 살아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풋내기 대학생 선생님의 지도아래 형, 누나, 나이 어린 동생, 또는 부모님연배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록 번듯한 졸업장은 없을지라도 제도권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교육과 서로 함께 나누는 사회활동이 이루어지는 멋있는 학교입니다.
매년 정규학교 학생들이 치르는 수능고사가 다가오면 온 나라가 시끄러워집니다. 하지만 오늘, 야학생들에게 정규학교학생들의 수능고사 못지않게 중요한 검정고시가 전국에서 조용하게 치러졌습니다. BBS대전야학(교감 홍윤기 충남대학 사학과 2년)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치르고 있는 대전 삼천중학교를 찾아 갔습니다.
후배들의 성취를 기원하는 선배들의 격려 깃발, 여러 검정고시 학원들의 선전 부스들이 어지러이 운동장을 메우고 있습니다. 그 사이로 초라하지만 당당한 야학들의 천막이 보였습니다.
요즈음 야학들도 옛날처럼 풋내기 대학생 선생님들과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금도 야학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사이의 만남과 소통의 마당입니다. 그렇다 해도 요즈음 야학의 가장 큰 목표는 검정고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정고시는 야학생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학력을 평가받고 더 높은 학문의 길로 나가는 징검다리입니다. 물론 검정고시는 야학생들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풋내기 선생님들에게도 학생들의 성취를 통하여 자신들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를 보람으로 수확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그들만의 경쟁일지라도 야학생들에게 검정고시는 떨리고 두려운 일입니다. 막 1교시 시험을 본 학생들이 삼삼오오 선생님께 질문을 합니다. 선생님의 정답풀이를 들은 학생들의 탄식과 선생님들의 격려가 오가고 있습니다.
마침내 검정고시가 모두 끝났습니다. 젊은 야학생에게는 게을렀던 자신이 부끄럽고 아쉬운 하루였습니다. 나이든 야학생에게는 조금은 절망스럽기도 하고 한스럽기도 한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희망의 끈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아직, 풋내기 선생님들의 섬김과 나눔의 열정이 식지 않은 이상 아직, 나이든 학생들의 용기와 끈기 남아있는 이상 그들에게 미래는 언제나 새로운 희망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