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공다례' 또는 '헌공차례'로도 불리는 이 제례의식은 신라시대 때부터 불자들이 부처님께 올리던 공양의식(供養儀式)에서 유래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초기 숭유억불정책(崇儒抑佛定策)에 의해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1992년 10월, 서울 구룡사 불제자들의 천도제(天道祭)를 통해 원 모습인 6법공양 형태로 재현된 후 다인들을 통해 더욱 보편화 된 것이다.
'선비다례'는 조선시대 남성들이 시(詩), 서(書), 화(畵), 악(樂), 차(茶)로 즐기던 생활 속의 멋과 풍류(風流)를 재현해 보고자 하는 것으로 급변하는 세계화 속에서 차 문화를 통해 여유와 화합의 상생의 길을 도모하고 차 문화 생활을 장려해 정읍을 차 문화의 고장으로 자리매김 되게 하고자 하는데 의의를 둔다.
(사)샘골다례가 동학농민혁명의 영령(英靈)들과 이 땅을 수호(守護)하다 산화한 선인들을 위해 녹향제에서 올리는 헌공다례는 일반적인 불가의 제례의식에 쓰이는 헌공다례보다는 다소 간소하지만 정갈하고 진지한 기품을 담고 있다. 순수민간단체의 다인(茶人)들이 만들어 가는 헌공다례는 불가의 의식화된 6법공양의 형태가 아닌 생활 속의 공양 형태로 소박하면서도 진지하게 치러진다.
다인들의 헌공다례는 영가들이 찾아오는 제단을 청결하게 하기위해 쓰이는 일반 사찰의 향(香)공양 대신 수동(水童)이 앞서서 물을 뿌리며 전진하게 하고 화동(花童)이 꽃과 꽃잎을 뿌려 영가들의 수행과 방문을 환영하고 차(茶)공양을 올리는 의식으로 마무리 된다.
(사)샘골다례가 순탄치만은 않았던 역사의 질곡 속에서 이 땅을 지키며 살다간 선인 영령들과 민의를 위해 산화했던 동학농민혁명의 모든 영령들의 명복을 축원하는 녹향제를 지내는 이유는 선인들이 물려준 정읍 차 문화의 유산 때문이다.
녹향제 준비로 분주한 (사)샘골다례 정기진 이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오는 22일에 올리는 녹향제는 이 땅의 앞서 가신 선인들이 물려 준 차밭에서 딴 그 해의 첫 찻잎으로 차를 우려 이 땅에서 살다 가신 모든 영령들이 갈구했던 염원의 갈증을 조금은 해소해 드리는데 그 의미가 있다"며 "녹향제를 계기로 차 문화를 축제로 승화시켜 차로 느끼는 삶의 여유와 풍요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화 속에서 각박해지기 쉬운 이웃들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녹향제 추진의 의미를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대안신문(정읍) 전북투데이에도 기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