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격자'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정규리그 시즌 2호 골을 넣었다.
박지성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차전 아스널과 홈경기에서 후반 33분 웨인 루니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후반 9분 미카엘 실베스트르의 어시스트를 받은 루니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나가며 공격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뒤이어 후반 33분 루니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쇄도하던 박지성이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툭 맞춰 골로 연결해 2-0으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 팀인 첼시와 역전우승을 놓고 막판 8연승 행진을 이어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이기도 했지만 사실 국내 팬들에겐 한국과 월드컵 같은 조인 프랑스, 토고, 스위스의 스타들과 박지성의 맞대결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상대팀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 중 하나로 프랑스 공격의 핵 앙리를 비롯해 토고 공격의 핵 아데바요르, 스위스 수비의 핵 센데로스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시청자들은 이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 2호골을 작렬시키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그동안 박지성, 이영표 선수가 출전하는 프리미어리그를 자회사인 MBC-ESPN을 통해 중계해온 MBC의 과오 때문이었다.
MBC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의 맞대결이 국내 팬들의 큰 관심을 받는 만큼 이전 다른 경기들과 달리 이번 경기를 자회사 MBC-ESPN이 아닌 공중파를 통해 중계했고 이미 사전에 그렇게 예고했다.
하지만 10일 자정 맨체스터와 아스널의 경기가 시작했지만 MBC에서는 'MBC 스페셜 - 소도시, 세계의 중심에 서다'가 방영되고 있었다. 이전까지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해온 MBC-ESPN에서도 이미 시작한 경기를 방영하지 않고 말이다.
이 때문에 답답한 시청자들은 문자중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웹사이트로 이동했고 급기야 MBC의 방송 편성을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중요한 경기인만큼 생방송으로 시청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댓글들이 빗발쳤다.
MBC 경기 중계는 이미 경기가 시작한 지 30여 분이 지난 후였고 더군다나 생중계가 아니었다. 이미 전반전 막바지에 이른 경기를 신속히 생중계하기보단 경기 시작부터 녹화중계로 방송한 것이다.
물론 후반 33분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시즌 2호 골 역시 30여 분이나 늦게 방송되었다. 박지성이 웨인 루니의 패스를 받아 넘어지며 오른발 슈팅을 하고 있을 때 MBC 녹화중계에서는 후반전이 막 시작되었을 따름이었다. 그래서 늦은 밤까지 기다린 많은 시청자들은 박지성의 2호 골을 30분 늦게 보거나 문자중계로 들을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을 두 달여 앞둔 지금 시점에서 G조 상대국인 프랑스, 토고, 스위스의 주요 선수들이 포진한 아스널과 한국 대표팀의 핵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였기 때문에 순간순간 축구 팬들은 마음을 졸였다.
이렇게 축구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원인은 MBC가 이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의 경기를 '위성 지연 중계'했기 때문이다. 위성 지연 중계란 위성방송을 하는 방송국이 송출하는 전파를 바로 받지 않고 녹화나 기타 방법으로 이후에 방송하는 것이다.
이러한 위성 지연 중계를 하는 이유는 방송사가 방송시간 변경, 광고편성의 문제 등 때문이다. 이번 9일 MBC 방송편성표에는 위성 지연 중계와 '라이브'를 함께 표기해 시청자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MBC 자회사인 MBC-ESPN은 작년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과 이영표가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의 맞대결에서도 동대문 특설무대와 2원 중계방송 때문에 작은 화면을 제공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개인 홈페이지인 'www.gobsibda.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