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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 김삼순>은 솔직한 현대여성의 욕망을 드러내는 이야기 구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이름은 김삼순>은 솔직한 현대여성의 욕망을 드러내는 이야기 구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 MBC
대중성과 실험성 사이의 적절한 안배 돋보여

신인상 부문에서는 영화 부문에 이준기(왕의 남자)와 정유미(사랑니), TV 부문에서는 천정명(패션 70)과 이영아(황금사과)가 각각 수상했다. 지난해 최고 인기작 <왕의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준기는,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스타들에게 수여되는 '인스타일 패셔니스트 상'까지 수상하며 올해 유일한 2관왕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던 남자 신인들에 비하여, 여자 수상자인 이영아와 정유미는 수상의 기쁨에 눈물을 글썽이며 한동안 소감을 잇지 못하기도.

TV부문 남녀 예능상은 최고의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MC 유재석(일요일이 좋다)과 '행님아' 김신영(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수상을 차지했다. TV 예능 부문 작품상에는 하필 최근 이휘재의 '손가락 욕' 파문과 비속어 논란으로 방송위원회의 권고 대상에 오른 <상상플러스>가 선정되어 시상의 적절성 여부에 다소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특별상에는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코미디언 고 김형곤이 수상자로 선정되어 무대를 잠시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고인의 장남인 김도헌군과 동료 코미디언 이용식이 무대에 올라 대리 수상을 하며 고인이 남기고 간 흔적을 기리는 순간을 가졌다. 이날 예능부문에서 수상한 김신영은 '행님아'의 파트너였던 김태현과 함께 시상식 막간에 고 김형곤에 바치는 코미디 헌정 무대를 가지기도 했다.

TV 교양부문 작품상에는 SBS 스페셜 <나는 가요- 도쿄 제 2학교의 여름>이 영광을 차지했다. 영화 부문 작품상에는 <혈의 누>가, 감독상에는 <형사-듀얼리스트>의 이명세 감독, 시나리오상에는 <연애의 목적>의 고윤희 작가가 수상의 기쁨을 차지했다. TV 부문에서는 작품상에 <토지>, 연출상에 <장밋빛 인생>의 김종창 PD, 극본상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도우 작가가 각각 선정되었다.

별도로 수여되는 인기상은 현빈(내 이름은 김삼순)과 현영(패션 70), 김아중(별난 여자 별난 남자)과 조현재(서동요)가 수상했다. 특히 가장 관심을 모았던 연기상 부문에서는 영화 부문에 이병헌(달콤한 인생)과 이영애(친절한 금자씨)가 선정되었고, TV에서는 김주혁(프라하의 연인)과 최진실(장밋빛 인생)이 각각 선정되었다.

<왕의 남자>는 최고 흥행에 이어, 작품적 완성도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얻는데 성공했다.
<왕의 남자>는 최고 흥행에 이어, 작품적 완성도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얻는데 성공했다. ⓒ 이글픽쳐스
시상식, 화제의 순간들

올해 시상식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눈에 띄는 화제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생방송의 한계상 시간에 쫓기는 모습을 드러내며 대체로 진행자들이 재담을 과시할 만큼 여유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못했다. 영광의 중심에 선 수상자들도 대체로 너무 간략하고 형식적인 수상소감에만 그친 탓에 시상식 자체를 보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보는 화려한 스타들의 모습이나 간간이 보였던 일부 출연자들의 솔직하고 재치 있는 모습은 다소 지루하던 시상식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였다.

예능 부문 수상자였던 유재석은 자신의 수상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엉뚱하게 '자신의 옆자리에 평소 좋아하던 이영애씨가 앉아계셨는데 떨려서 30분 동안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 걸었다'며 대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군복무 중인 윤계상과 소지섭은 시상자로 나서서 한결 건강해진 모습으로 오랜만에 대중 앞에 반가운 얼굴을 드러냈다. 요즘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인 배우 이준기는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시상자로 번갈아 무대에 오를 때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내며 상종가를 반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시상식에는 최근 타계한 대중문화계의 거장들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내내 이어지며 시상식장이 한때 숙연해지기도 했다. 특별상 부문을 수상한 고 김형곤을 대신하여 장남 김도헌군과 무대에 오른 코미디언 이용식은 '아마 형곤이는 천국에서 먼저 떠난 이주일 선배와 함께 평소 하고 싶었던 코미디를 마음껏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계에서는 최근 고인이 된 고 신상옥 감독에 대하여, 영화 부문 수상자인 이병헌과 이영애가 수상 소감에서 '고인 같은 분들의 노력 덕분에 한국영화가 발전할 수 있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해 <형사-듀얼리스트>의 흥행실패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명세 감독은, 최근 <형사>가 해외에서의 호평으로 재평가 받는 분위기에 이어 백상예술대상에서도 감독상을 수상하며 부활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명세 감독은 이날 수상을 '21세기 신인 감독으로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겠다'며 영화에 대한 끊임없는 의욕을 보여주기도.

이날 시상식의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대상을 차지한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었다. 이준익 감독은 함께 고생한 배우들과 스태프, 작가들의 노고에 모든 공을 돌리고, '스크린쿼터는 계속 지켜졌으면 좋겠다'며 수상의 기쁨 중에서도 영화계의 최고 현안에 대한 간절한 호소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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