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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배부'는 거의 모든 예비 후보자들의 일상이다.
'명함배부'는 거의 모든 예비 후보자들의 일상이다. ⓒ 최인수
버스안, 호별방문 명함배부는 선거법 위반

직장에서 버스를 타고 귀가 중이던 송영미(45)씨는 한 예비후보자로부터 명함을 건네받았다고 합니다. 버스 안에서 말입니다. 뒤따라 같이 내렸던 사람도 받았답니다.

대학생 박영호(21)씨는 대학주변 지하철역 내에서 어느 예비후보자가 학생들에게 명함 주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많은 출근시간, 예비후보자들이 지하철역에까지 들어와서 명함을 돌린다는 것입니다.

문을 열고 집안에서 청소 중이던 주부 오경자(51)씨는 그 골목을 지나치던 한 예비후보자가 집에까지 들어와 명함을 내민 적이 있다고 합니다.

뭐가 어떻냐고요? 괜찮은 것 아니냐구요? 아무렇지 않아 보일 수도 있죠.

그러나 선거법을 잘 살펴보십시오. '예비후보자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에는 '선박 여객자동차 열차 자동차 항공기의 안과 그 터미널 구내(지하철역 구내 포함), 병원 종교시설 극장 안'에서의 명함배부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조항에는 빠져있지만 호별방문 배부도 위법입니다.

선관위 "제한장소 자주 어기는 후보 고발 조치"

물론 '명함 배부 제한장소'에 대해 이렇게 자세한 내용까지 알고 있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c.go.kr) '사전선거운동관련 위반사례예시'에도 예비후보자의 경우 ▲선거사무소 1개소 ▲전자우편 ▲명함배부 ▲홍보물 1회 우편발송, 이 네 가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간략하게 나와 있을 뿐입니다. 제한장소까지 알고 싶으면 관련 법규를 일일이 찾아봐야 합니다.

길바닥에 버려져 있는 한 예비후보자의 명함
길바닥에 버려져 있는 한 예비후보자의 명함 ⓒ 김수원
선관위 한 관계자는 "명함 배부와 관련된 위반은 실제로 단속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우선 주의경고 조치하고 있으며 같은 일을 반복하는 예비후보자는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제한장소 규정에 대해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한 예비후보자는 "거의 모든 곳에서 명함을 돌릴 수 있는데 단 몇 군데만 제한을 두는 것은 오히려 선거운동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예비후보자들이 답답해할 지도 모르지만 이 조항도 공개된 장소에서 공정한 선거운동을 펼치라고 만든 것일 겁니다. 일부 예비후보자들이 시민들이 잘 모른다고 교묘하게 규칙을 어긴다면,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줄어들 지 모릅니다.

후보자님들. 이제 곧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실텐데요. 두 눈 부릅뜨고 후보자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주위에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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