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절반의 길을 걸어왔는 걸요. 등록금 동결 때까지 쓰러져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지난 13일 단식 9일째를 맞이한 유은주 경상대학교 총학생회장을 학생회관에서 만났다. 처음 단식을 시작할 때에 비해 6kg 정도 몸무게가 줄었다고 말한 유은주 회장은 화장기 없는 초췌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찾아오는 이들을 반기며 등록금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학·내외에서 이어진 삼보일배도, 2060명의 학우들이 모인 학생총회에도, 절박한 생활의 문제로 인식한 학부모대책위(준)의 간곡한 부탁에도 만나주지 않고, 일관된 침묵으로 답하고 있는 조무제 총장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이제는 학생들만의 싸움을 넘어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고, 반드시 동결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학생대표들의 단식을 지켜보던 김모(경영대. 06) 새내기는 "적어도 '국립대'라는 이름이면, 상식과 대화가 통해야할 공교육기관인데 학생들이 '단식'을 하면서까지 처절하게 외치고 있어도 대화에 나서지 않는 총장님의 모습이 이해가지 않는다"며 "몇몇 대표자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학생들이 끝까지 다함께 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상대에서는 유은주 총학생회장을 비롯해 고영락 인문대회장, 반상혁 경영대회장, 탁경태 법대회장 등 4명이 지난 5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고, 박정숙 총여학생회장은 몸상태 악화로 지난 13일 단식을 접었다. 9일부터 타 단과대 회장들도 속속 동조단식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상대학교 총학생회는 13일 교육문제 해결과 등록금 동결을 위한 일일주점을 열고, 지방선거를 앞둔 각 정당관계자들과 지역 여러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초대해 등록금 동결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과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행동에 힘을 보태줄 것을 부탁했다.
학생대표들은 조만간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진주지역 사회협의체(대책위)결성 기자회견을 갖고, 등록금 재논의를 강하게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대학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학생들과 총장님의 일정이 조율되지 못해 면담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면담 일정이 확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진주신문 803호(http://www.jinjunews.com)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