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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준
<매일신문>은 한나라당 공천비리를 4월13일치부터 보도해 이번 모니터링 조사 기간인 4월20일까지 모두 12건(31.60m)의 기사를 실었다. 반면에 <영남일보>는 같은 기간 모두 15건(45.80m)의 기사를 실어, 기사량(길이로 환산)에 있어서 <매일신문>보다 45%나 많았다.

또 <매일신문>은 전체 12건 기사 가운데 자체 취재해서 보도한 기사는 3건에 불과했고 나머지 9건은 <연합뉴스>를 인용한 기사였다. 반면에 <영남일보>는 15건 기사 가운데 <연합뉴스>를 인용한 기사는 7건에 불과했고, 8건은 자체 취재한 기사였다.

특히 <매일신문>은 사건 발생 초기인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전체 기사의 80%를 보도해 후속 보도에 소홀했다. 반면에 <영남일보>는 사건 초기는 물론이고, <매일신문>에서 보도가 뜸해지는 4월17일부터 4일 동안 '한나라 5․31공천 왜 말썽인가'란 시리즈 기사를 보도해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2006년4월17일1면
2006년4월17일1면 ⓒ 영남일보
한나라당에 확연히 불리한 사건을 <매일신문>은 기사의 양에서, 자체 취재력에서, 후속 보도에서 <영남일보>에 비해 소홀히 다루었다. 한나라당에 불리한 사건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번 사건의 중요성을 그리 높지 않게 보았기 때문일까?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노인폄하' <영남일보> 8.65m <매일신문> 23.35m

지난 2004년 17대 국회의원선거 때의 일이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60~70대는 투표 안 해도 된다.'는 노인 폄하 발언을 해 홍역을 치렀다. 이번 한나라당의 공천비리와 견주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건이지만, 특정 정당에 불리한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유사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당시 '노인 폄하 발언'은 누가 보아도 열린우리당에 불리한 사건이었다. 물론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한나라당에는 호재였다. 평소 '불편부당'함을 강조해온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이라고 일컬어지는 대구지역의 주요 신문들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 안태준
<매일신문>은 2004년 4월2일부터 '노인 폄하' 문제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선거일까지 '노인 폄하' '노풍'이란 단어가 신문에 실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 선거일인 4월15일자(매일신문은 석간임)에 실린 '대구․경북 투표 현장'이란 기사에서도 <'성난 老心' 아침부터 주권 행사>를 부제목으로 달았다.

2004년4월15일3면
2004년4월15일3면 ⓒ 매일신문
또 '노인 폄하' 관련 단독 기사만 살펴보아도, <매일신문>은 <영남일보>보다 170%나 많은 양의 기사를 쏟아냈다. 속된 말로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한나라당 공천 비리' 보도와는 다른 태도를 보여줬다.

열린우리당에 확연히 불리한 사건을 <매일신문>은 기사의 양에서, 후속 보도(?)에서 <영남일보>에 비해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었다. 한나라당에 유리한 사건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건의 중요성을 대단히 높게 보았기 때문일까?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매일> '읍참마속,파워게임' 부각 <영남> '한나라 공천=당선' 초점

대구지역 주요 신문들의 '한나라당 공천 비리' 보도는 형식 못지않게 내용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매일신문>은 <'지도부 책임론' 파워게임 우려(4월13일, 68줄)>와 <지도부 "의석 줄더라도 뿌리 뽑을 것"(4월14일, 66줄)>이란 기사를 가장 크게 보도했다. <매일신문>은 두 기사에서 '한나라당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며 이번 공천 비리 사건을 당 내 갈등 문제로 보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천 비리 문제의 근본 원인을 따져보고 대책을 내놓는 기사는 없었다.

2006년4월13일10면
2006년4월13일10면 ⓒ 매일신문
반면에 <영남일보>는 <'한나라 공천=당선' 이 공식에 결국은…(4월14일, 89줄)>과 시리즈물 <한나라 5·31공천 왜 말썽인가(4월17일부터 4회, 345줄)>란 기사를 가장 크게 보도했다. <영남일보>는 위의 기사에서 이번 '공천 비리'의 원인으로 '한나라 공천=당선이란 특정 지역의 정치 풍토', '공천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절대적 영향력', '지역구 따라 달라지는 공천 기준' 등을 꼽았다. 그리고 "공천의 잘잘못은 결국 투표로 결론"낼 수밖에 없다며 "성숙된 유권자 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2006년4월14일5면
2006년4월14일5면 ⓒ 영남일보
'불편부당', 이제 언론이 실천해야

지난 3월18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선정 우선지원대상사 일간 18개사, 주간 41개사'가 모여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정보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전국의 주요 지역신문들은 <결의문>에서 "우리는 지방선거가 국민의 '삶과 질'을 결정짓는다는 인식아래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공명정대하게 보도를 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도 '우선지원대상사'에 2006년 선정되었다. 이제 말이 아닌 실천으로 언론의 공명정대함을 드러내 보여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5.31 '희망여론'프로젝트 <희망 여론>칼럼

5.31 '희망여론'프로젝트는 대구경북기자협회, 대구경북언론노조협의회, 참언론대구시민연대가 공동으로 구성한 지방선거 보도감시 연대기구입니다. 

안태준님은 '희망여론'프로젝트 언론모니터 팀장입니다.

'희망여론'프로젝트는 3월 20일 발족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6월 5일까지 활동하는 한시적 기구입니다. 선거시기 '언론보도'를 통해 선거 및 정치문화를 변화를 모색하고, 이를 통해 대구 사회의 비전을 찾고자 언론현업단체와 언론운동단체가 함께 고민합니다.

'희망여론' 프로젝트는 △ 언론모니터팀 △ 희망 여론 칼럼 △ 시민기자단의 활동과 , △ 정치부 기자 간담회, △ 선거 보도 평가토론회, △좋은 기사ㆍ나쁜 기사를 선정 발표합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 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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